[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막현호은: 숨어있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은 없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7-08-3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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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가을 초입에 '중용'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가끔 숨기고 싶어 하고 실제 숨기기도 한다. 무엇인가 숨기든 드러내든 그건 본인의 자유이며 어떤 때는 그것을 꼭꼭 숨겨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주역'에서는 무언가 쓸 만한 기구를 만들어놓고도 그것을 사용할 시기가 되지 않았거든 깊이 숨겨놓았다가 시기가 도래하면 사용해야한다고 하였다. 시기가 도래하기 전에 사용하게 되면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였다. 이것은 무언가 쓸 만한 것을 만들어놓았을 때 그것을 경솔하게 내놓고 쓰려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런가하면 '중용'에서는 숨기게 되면 그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다(莫顯乎隱)고 하였다. 이것은 인간의 마음에 관해 말한 것이다. 사람이 어떤 생각이 들거나 감정을 느끼면 내부에 품고 있다가 밖으로 표출을 한다. 이 과정에서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숨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무리 숨기려 해도 말이나 기색으로 다 드러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가장 이상적인 정서교육으로 솔직한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 자꾸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숨기려하면 나중에는 자기의 내부에서 발현되는 생각이나 감정이 무엇인지를 자기도 모르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고인들이 신독(愼獨)을 강조하였는데, 신독이란 어마무시한 공부절차가 아니라, 그저 자기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솔직히 알아채고 그것을 선명하게 하는 일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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