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익의 스타트업]인큐베이팅 망령에서 벗어나라

주종익

발행일 2017-09-04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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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요즈음 스타트업은 대학생도 걱정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가르친다. 대학생은 앉아서 팀원들과 일할 장소도 없는 실정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인큐베이팅 제도이다.

아기는 엄마가 임신을 하면 10개월동안 엄마의 뱃속에서 충분한 영향을 공급받아 건강한 아이로 태어나게 된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는 10개월까지의 잔여 기간을 인큐베이터에서 보내게 된다. 10개월이 넘은 아이를 인큐베이터에 집어 넣으면 정상적으로 성장을 하지 못하거나 심하면 죽을지도 모른다.

최근에 스타트업이 점점 청년 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조금씩 공감하면서 정부와 대학교와 기업 등에서 관심을 상당히 갖게 되었다.

스타트업을 해보겠다고 팀을 만들어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런데 기대가 너무 크다고 생각을 할는지 모르지만 요즈음 스타트업 팀들의 야생성이 너무 부족하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맨땅에 헤딩하겠다는 독한 도전 정신과 강한 야생성은 스타트업 성공의 필수 기업가 정신이다.

이러한 마인드 세팅(mind setting) 없이는 성공을 위한 행동(Activity)이 나오지 않는다. 전국에 수만은 코워킹(협업/co-working) 장소와 인큐베이팅 시설이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비롯해서 민간기업이나 엑셀러레이팅 기관들에 마련되어있다. 많은 스타트업 팀들이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다. 잘 이용하고 있는 팀들이나 운용기관이 있는 반면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도 잘 모르는 기관이나 스타트업 팀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인큐베이팅이란 말 그대로 미숙한 상태의 스타트업을 위한 제도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인정이 되면 운영기관은 스타트업들을 인큐베이팅기관에서 과감히 졸업을 시켜야 한다.

스타트업들도 스스로 커 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큐베이팅 숙성기간이 끝났는데도 어떻게 해서든지 공짜시설을 언제까지나 이용하려고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인원이 10명이 넘고 매출액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버티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온실 안에 있는 꽃과 같은 스타트업은 온실 밖으로 나가면 죽을 수밖에 없다. 야생성이나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강한 경쟁력을 이겨낼 힘을 기르지 못한다면 결코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될 수가 없다.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미국의 유명한 엑셀러레이팅업체 와이콤비네이터 (Y-Combinator) 라고 있다. 하버드 대학보다 들어가기가 20배나 어렵다고 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와이콤비네이터는 1년에 두 번 입주 스타트업을 선발하면 딴일 하나도 하지 말고 먹고 자고 일만 하라는 뜻에서 라면이라도 먹으라고 2만5천달러 정도의 지원금을 주면서(이들은 이것을 Ramen Profitability라고함. 지분도 소유함) 하드트레이닝을 시킨다.

3개월이 지나면 모두 내보낸다. 가능성이 있는 업체는 투자자들의 낙점을 받아 지속적인 자금 후원을 받는다. 철저하다. 우리의 스타트업 생태계도 신생기업들을 엄격하게 키워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요령을 피워 온실에서 안주하려는 스타트업은 가능성이 없다. 숙성은 너무 오래하면 썩게 마련이다. 스타트업도 인큐베이팅에서 숙성을 너무 오래하면 당연히 썩을 수밖에 없다.

/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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