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자치경찰제의 동력

김환기

발행일 2017-08-31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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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 앞두고 내부에서 찬반의견 엇갈려
자치단체·의회 구체적 논의기구 '미흡'
조직 쪼개기 등 반론, 성사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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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사회부장
#"경찰이 자치단체 소속으로 들어가면 도지사, 시장은 물론 자치단체 의회의 입김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까 우려된다. 경찰청장이 수사권을 가져오려고 자치경찰제를 수용한 것 아니냐는 풍문이 돈다. 자율방범대라는 비웃음을 살수도 있다." 수원 남부경찰서 김모 경장.

#"사복과 정복경찰은 명확히 하는 일이 구분돼 있다. 사복은 정보, 수사업무와 범인 검거에 몰두해야 하고 정복은 지역, 경비 등 범죄예방과 대민서비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수당 현실화는 자치경찰에서 가능하다." 수원중부경찰서 박모 경위.

자치경찰제 추진을 앞두고 젊은 경찰들을 포함한 일부 경찰관들은 권한축소 및 위상약화를 우려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시민의 인권을 가장 잘 기약할 수 있는 것이 자치경찰이며 지향점 또한 시민의 인권보호라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정부는 100대 과제로드맵에서 '광역단위의 자치경찰제 도입'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에따라 2017년부터 자치경찰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고 2018년 시범 실시를 거쳐 2019년 전면 시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치경찰제 추진을 위한 경찰 내부 추진상황이나 진행절차를 살펴보면 개선동력의 지속성에 의구심이 든다.

행정안전부 등 자치경찰제 도입 추진 전담기관과 자치경찰제의 실질적인 주체인 광역 시·도 등이 늦어도 연말까지 자치경찰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는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 경찰개혁위원회의 자치경찰에 대한 권고안이 11월쯤 나온다고는 하나 아직 논의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등에서 창구를 지정해 구체적 추진을 논의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최근 이철성 청장은 "250여개인 국가경찰 사무 권한을 100개 정도 자치경찰에 대폭 이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자치경찰 권한을 경범죄처벌법 위반 적발과 교통, 환경 등 22개 분야로 한정한 것을 볼 때 크게 양보한 것을 알 수 있다. 수사권조정을 위해 일부 손실을 각오하고 있다는 측면이 엿보인다.

절호의 기회를 맞은 수사권독립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 떠도는 11월 수뇌부 인사설을 놓고 보면 내부 추진동력이 지속될까 하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새 정부의 강한 의지가 자칫 성숙되지 않은 경찰 내부 자세로 쉽게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찰청장과 지방청장의 싸움에서도 동력이 저하됐다. 과연 자치경찰제였으면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까?

경찰청장과 지방청장 불화의 출발점을 차치하고, 이른바 '민주화의 성지 홍보문'이 자치경찰제에서 이뤄졌다면 이 같은 내부균열이 발생했을까.

경찰은 촛불집회에서 질서를 지키는 시민들의 행동을 지켜봤다. 자치경찰의 특성상 경찰이 지역 정서를 보듬는 좋은 사례가 됐을 것이다.

자치경찰제란 지방분권의 이념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하고, 경찰의 설치·유지·운영에 관한 책임을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동안 지방직으로 무늬만 경찰? 조직 쪼개기? 광복 후 경찰조직 70년을 흔들 자치경찰제라는 다양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제도는 개선을 향해 가고 있다.

잘 추진될 수 있을까.

/김환기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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