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안산 유소년축구는 안산에서 자라야 한다

이종걸-안산시축구협회장
이종걸 안산시축구협회장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 회원국 중 최하위로 정부는 출산율 높이기에 많은 예산을 투입, 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사람이 곧 미래이며 경쟁력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안산시를 연고로 한 안산그리너스FC가 야심차게 K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안산그리너스FC는 K리그 챌린지 팀 중에서 가장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창단 첫해 선수단은 비교적 연봉이 낮은 내셔널리그, 대학 졸업 선수 등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선수 몸값과 성적이 직결되지는 않지만, '프로는 선수 몸값과 비례한다'는 속설이 야속하리만큼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적은 예산, 부진한 성적에도 홈경기에 각종 이벤트와 지역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경기당 평균 3천여명의 관중을 불러 모으며 안산시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안산그리너스FC는 K리그 연맹 규정에 따라 U12(초등), U15(중등), U18(고등) 등 연령별 유소년팀을 운영하고 있다. K리그 연맹 가입을 위해서는 유소년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인 요소이며, 또한 미래의 안산그리너스FC 프로선수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다.



안산그리너스FC 유소년팀도 창단 첫해 선수단을 꾸리는 과정에서 이미 다른 팀에서 기량을 펼치고 있는 엘리트 선수보다는 축구에 관심있고 취미로 접했던 선수들을 모아서 육성하고 있다. 학생 신분으로 공부와 축구를 병행해 교육한다는 이념 아래 유소년 지도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미래의 프로선수를 길러내는데 열정을 쏟으며 지도하고 있다.

다만 구단의 살림이 넉넉지 않아 유소년팀의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일례로 K리그의 유소년팀들은 무료(회비 전액지원)로 팀 운영을 할 수가 없어 불가피하게 회비를 걷고 있다. 타 유소년팀들은 평균 월회비 20만~30만원 수준이지만, 안산 유소년팀은 기본적인 팀 운영을 위해 연령별로 20만원에서 최대 80만원까지 월회비로 운영돼 선수, 학부모들은 경제적인 부담이 되는 게 현실이다. 그에 따라 우수한 선수들은 경제적 부담을 느껴 안산그리너스FC 유소년팀보다는 타 구단으로 이적, 진학하고 있다. 구단의 빠듯한 살림과 창단 첫해임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이해하지만, 안산의 많은 어린이가 돈 때문에 자기의 꿈을 펼쳐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일인가. 또한 기성세대가 여건을 조성해 주지 못하는 현실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안산그리너스FC 유소년 선수는 연령별(U12 → U15 → U18 → 프로) 육성프로그램을 통해 재능있는 선수들로 길러져야 한다. 고잔동 A세탁소 아들, 중앙동 B식당 아들, 본오동 C카센터 아들들이 내 고향 안산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자랑스런 그리너스 엠블럼을 가슴에 달고 와~스타디움에서 뛰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 팀이 곧 내 팀이고, 안산 모두의 팀이 되어 선순환 구조로 연속성을 띠며 성장할 수 있다.

다른 측면으로 우수한 선수는 프로 우선지명으로 원활한 선수 수급을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외부 선수영입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최근 해외클럽 및 K리그 클럽들이 유소년팀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안산그리너스FC 유소년팀에 대한 투자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투자가 곧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돈 때문에 안산의 미래 자원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지도 못하고 일찍 희망의 날개가 꺾이지 않았으면 한다.

미래의 유소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성세대들은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우리 안산에서도 '제 2의 박지성' 같은 선수가 나와야 한다.

/이종걸 안산시축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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