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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시인의 가슴을 파먹고



시인은 시의 심장을 파먹고



부자는 가난한 자들의 노동을 파먹고





가난한 자는 부자들의 동정을 파먹고



삶은 날마다 뜨고 지고 태양의 숨결을 파먹고



태양은 쉼 없이 매일매일 자라나는 희망을 파먹고



희망은 너무 많이 불어 터져버린 일회용 푸른 풍선 같은 하늘을 파먹고

김상미(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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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모든 존재를 들여다 보면 스스로 있는 것은 없다. 길가에 피는 들꽃이라도 저 혼자 있는 것 같아도 땅과 햇빛 그리고 공기가 있어야 하듯, 무엇인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이 필요하다. 그것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아무것도 될 수 없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서로 조화롭게 섞여 있을 때, 이른바 공생의 법칙으로서 생명의 기원과 탄생에 가 닿는다. 시인과 시가, 부자와 가난한 자가 대척이 아닌 것은 '날마다 뜨고 지는' 세상 속에서 서로 '태양의 숨결'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이란 반대로 실망이 '쉼 없이 매일 매일' 공존하고 있으므로 절망하지 않기 위해서 그것을 파먹어야 희원을 이룰 수 있는 것처럼.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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