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가 물관리 정책과 정부조직법 개편

최동진

발행일 2017-09-2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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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진-국토환경연구소장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소장
지난 대선에 출마한 각 당 후보가 공통적으로 표방했던 공약 중 하나가 '물관리 일원화'였다.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있는 수량·수질 등의 물관리 기능을 통합해 부처 간 갈등을 해소하고 업무중복 등의 비효율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의 물 관련 법령은 24개에 달하며, 7개 부처가 45개 물 관련 계획을 수립·관리하고 있다. 이렇듯 현재의 다원화된 수량·수질관리 체계는 1994년 발생한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해결을 위해 건설부와 보건사회부가 관장하던 수질관리 업무를 환경처(현 환경부)로 이관하면서 시작되었다.

부처 간 갈등과 비효율을 해소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깨끗한 물에 대한 국민의 높아진 기대수준 충족을 위해서는 통합물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음에도, 정작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조직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여야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개정 법률안에서 빠져버리고 말았다.

국회에서 물관리 일원화 방안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는 통합물관리에는 찬성하지만, 새 정부의 환경부 중심의 물관리 일원화 방안은 전 정권이 시행한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규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정치적 이유에서라고 한다.

물관리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는 행정구역 단위로 관리하고 있는 하천을 유역차원의 수계별로 통합 관리해야 부처 간, 지역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고, 4조원에 달하는 광역과 지방 간 수도시설 중복투자 재발을 막을 수 있으며, 하천관리를 수질 중심으로 전환해야 대국민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통합물관리는 찬성하지만, 환경부로의 일원화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감시와 규제를 주 업무로 하는 부처가 댐건설, 하천정비 같은 수량관리를 위한 개발사업을 주도할 수는 없고, 수량관리 기능과 재해예방 기능까지 환경부로 이관되는 경우 국토관리에 심각한 혼란과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는 통합물관리의 방법론을 두고 심각한 논쟁을 해왔다. 물관리만 전담하는 독립부서를 만들자는 주장도 있고, 대통령 직속의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각각의 방안들 모두 장점과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공감하는 것은 더 이상 현 체제를 그대로 두어서는 곤란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통합돼야 한다. 국민에게 있어 수량과 수질관리, 이수와 치수정책은 분리할 수 있는 추상적 관념이 아니라 생존과 삶의 질을 결정할 불가분한 실체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국가 물관리 정책이 정당 간 정략적 협상의 대상이 되어선 안되고,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 기대고자 하는 일부 이해관계자의 이기심에 영향을 받아서도 안된다. 여야는 향후 국회 환경노동위, 국토교통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의로 특위를 구성해 협의 처리키로 한 바 있다. 이제 정치권은 문제의 본질로 돌아가 국가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자세로, 효율적인 국가 물관리정책의 실현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대승적 차원의 협력과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최동진 국토환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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