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일저교해: 젓가락 하나로 바다를 휘젓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7-09-1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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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존재했던 사람들 가운데 궁극의 진리를 추구하여 터득했던 이른바 각자(覺者)들이 얼마나 있었을까?깨달음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의가 달라지겠지만 불교적 관점에서 볼 때 흔히 그들을 부처라고 부른다. 그들이 설파한 내용을 담은 책이 경전이라면 그 경전 또한 한두 권이 아니다. 인간이 진리에 대해 고민하는 종류만큼 그에 상응하는 법문도 많다. 팔만사천이란 숫자는 그만큼 인간의 진리에 대한 고민도 많고 그 고민에 대응하는 설법의 방편도 많다는 뜻일 것이다.

직지심경이란 책도 그런 설법을 담고 있다. 거기에 보면 혜구선사(惠球禪師)의 설법이야기가 나온다. 자신이 설법할 때 사용하는 법인 문무보살이나 관음보살이나 보현보살 등의 방편에 대해 이렇게 비유하였다. "내가 사용하는 이런 방편은 마치 큰 바다에 살고 있는 물고기에게 생명인 바다의 물에 대해 나무젓가락으로 열심히 휘저어 알려주는 것과 같다!" 자신이 사용하는 팔만사천법문의 방편이 나무젓가락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무젓가락이 없으면 휘저어줄 수 없지만 물은 늘 존재한다. 그렇듯이 여러모로 한정된 사람이나 책속의 법문에서만 생명의 실상을 찾으려 하지 말고 늘 여여(如如)하게 있는 산하대지(山河大地)에서 마음을 열어보라고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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