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창간 특집, 경기천년]한땀한땀 함께 짓다, 희망&미래 우리의 경기도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7-09-2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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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경기 천년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처음으로 도내 31개 시군 2만 가구를 대상으로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하나 있다.

지역 소속감을 물었는데, 경기도에 대한 소속감은 4점 만점 중 평균 2.8점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마을 아파트 단지에 대한 소속감은 3.06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연구는 작은 단위의 공동체로 내려갈수록 도민들이 소속감을 강하게 가진다고 이야기했다.

쉽게 말하면 '나는 수원(혹은 성남, 용인, 화성, 의정부 등등) 사람이지만, 경기도 사람인 줄은 잘 모르겠다'와 다름없다.

또 경기도 5가구 중 1가구가 '5년 내 이사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30세대의 평균 거주기간은 7년 이하로 짧았다. 언제든지 떠날 수 있어 자유롭지만, 정주 의식을 가져야 할 만큼 내 삶의 가치 있는 땅은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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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경기 천년
京畿(경기)는 '왕도 주위의 500리 땅'을 뜻한다. 서울은 차치하더라도 경상도와 전라도는 과거 주요 도시의 머릿 글자를 따 대표이름을 지었는데 경기도는 수도 서울의 주변부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름은 정체성을 드러내는 발로인데 말이다.

어쩌면 경기도민에게 '경기'라는 이름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왕정시대야 그렇다손치더라도 지금도 '수도권'으로 통칭해 경기도를 부르지 않는가. 슬프게도 이 땅의 사람들은 아직도 서울의 주변부라는 자학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2018년은 1018년, 이 땅에 '경기'라는 이름이 지어진 지 '천년'이 되는 해다. 무려 천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 땅은 경기도라 불렸고, 수도 서울과 함께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999번의 생일이 지나는 동안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두가 남의 일인양 무관심했다. 적어도 경기도의 어제까지는 그랬다.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경기도의 천 번째 생일은 그래서 조금 다르게 시작하고자 한다. 오래도록 발 붙이고 살고 싶은 땅, 경기도에 산다는 것이 자랑이 될 수 있는 미래를 모두 함께 꿈꾸고자 한다. 오늘, 이 땅에 살고 있는 경기도민이 스스로 천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경기도를 이야기하고 내일의 경기도를 고민한다. 

 

■우리는 경기도에 삽니다!

미국 시카고시는 '국제문화도시'가 되고 싶었다. 이를 위해 1995년, 시가 아주 독특한 방식을 활용해 종합계획안을 수립했다. 2만4천여개 창조산업 부문의 사업장과 650개 문화예술 분야의 NGO 등 문화예술 부문 기관과 관련 종사자 15만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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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명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모아 정리해보니, 미국 내 세번째로 큰 문화예술 산업 규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예술가 및 창조산업 관련 종사자들이 도시를 떠나는 비율이 높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시는 이들의 의견을 모아 200개가 넘는 상세계획을 수립했고 또다시 난상토론을 통해 10개의 상위목표를 추렸고, 최종적인 정책계획을 수립해냈다. 시민들의 목소리와 힘이 모여 정책을 구상했고 시는 예산을 들여 이를 구현해내는 데 주력했다.

이번 경기천년을 준비하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도 마찬가지다. 도 구석구석을 직접 찾아가 도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크게 3가지 형태로 운영하는데, 도민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나 축제현장을 찾아가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모두의 이야기를 듣는 '팝업투어', 도내 대학교를 다니며 경기도 청년들의 고민을 듣는 '캠퍼스투어', 31개 시군을 찾아가 워크숍 형태의 토론장을 열어 지역의 이슈를 함께 이야기하는 '찾아가는 워크숍'이다.


경기천년

이 플랫폼 프로젝트를 기획한 경기문화재단 김종길 경기천년팀장은 "플랫폼의 기본은 최대한 많은 도민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생각을 정리해 실질적인 정책을 도민 스스로 만들어보자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행사가 아니다. 내년 초까지 6개월여 간 대장정을 거칠 것이다.

팝업 및 캠퍼스 투어, 찾아가는 워크숍이 도민을 직접 만나 의견을 구하는 과정이라면, 이후에 진행될 '의제별 도민기획대회' '도민창의대회' '소셜픽션 컨퍼런스' 등은 그동안 모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공통의 키워드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공통의제를 발굴하는 것이다.

이렇게 다듬어진 경기도의 공통의제는 2018년, 경기 천년 선포식을 통해 경기도의 미래를 책임지는 방향키가 될 것이다.

김 팀장은 "의제를 다듬는 과정에서라도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당장 예산 투입이나 실행이 가능한 정책들은 바로 시행해 체감도를 높일 것"이라며 "살고 싶은 경기도를 직접 설계해가는 혁신적인 민주주의 실현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난 겨울, 서울 광화문 광장을 뒤덮었던 수백만 촛불을 기억한다. 세계 역사에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시민혁명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일은 우리 스스로 선택하는 것에 달려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리고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일이 반드시 안될 일도 아니라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그러나 서두에 밝힌 경기연구원의 조사결과는 경기도 공동체의 빈약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가슴아픈 결과다. 


경기천년

해당 조사를 연구한 손웅비 연구위원도 "지역 소속감은 지역사회에 대한 애착과 참여 정도, 전반적인 삶의 형태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꼬집었다. 경기도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땅이 되기 위해선 또다시 운동화끈을 질끈 매고 큰소리로 자신의 목소리를 외칠 우리의 이웃들이 필요하다.

경기천년 플랫폼을 자세히 알고 싶고 참여하고 싶다면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기천년 플랫폼 투어와 각종 소식, 이벤트를 볼 수 있다.

또 유튜브에는 '경기천년 TV'를 운영하며 경기천년의 역사와 뉴스, 투어의 현장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페이스북 주소(http://www.facebook.com/gyeonggi1018.2018), 인스타그램 주소(http://www,instargram.com/gyeonggi1018.2018)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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