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월미은하레일의 실패책임과 교훈

김민배

발행일 2017-09-18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1천억원의 세금낭비 사업
공무원 징계로 끝나는게 옳은가
정치·사법적·배상책임 누가 지나
책임있는 자 처벌·과거 잘못 단절
새로운 대안 찾아 실패 반복없이
적극 추진하는것이 실패의 교훈


2017091701001095000051921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월미은하레일'. 인천은 물론 지방자치의 실패를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최근 감사원이 월미도 모노레일 사업과 관련해 인천교통공사 전·현직 사장과 임직원 5명의 중징계를 인천시에 요구했다. 지난 주말 다시 월미도를 찾았다. 방치된 세월의 흔적이 쌓여가고 있었다. '월미은하레일'의 운명이 결정되었던 월미도에서 인천항과 자유공원을 바라보면서 다시 생각했다. 당시에 왜 막지 못했던가.

돌이켜 보면 10년 전 동인천역 주변과 신포동 지역의 쇠락은 심각했다. 송도신도시 매립의 종잣돈을 지원했던 중구가 연수구와 송도 신도시의 성장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었다. 해가 지면 사람을 구경할 수 없다고들 했다. 신포시장의 빈 점포들도 늘어만 갔다. 이때 제안된 것이 동인천역·신포동·월미도에 관광용 노면전차를 운용하자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모노레일 사업으로 변경되었다. 사업비도 2배 정도 증가했다. 당연히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많은 논란 끝에 당시 공사 중이던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도시계획위원회가 열렸다. 모노레일 안건이 상정되었고, 저녁 무렵 투표가 행해졌다. 그러나 근소한 차이로 모노레일이 가결되었다. 내가 모노레일을 반대했던 이유는 동인천 지하상가 위에 시공할 때의 기술적 문제점과 2배로 늘어난 사업비를 고려할 때 적자가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위원들에게 사업방식과 주체 그리고 재원조달 등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그러나 또 다른 낭비행사였던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을 위한 명분이 덧붙여지면서 월미도 사업 구간이 서둘러 시행되었다. 사업도 민간투자 방식이 아니라 시의 재정투자사업방식으로 변경되었다. 당시 안상수 시장은 신세계백화점 보증금이라던 교통공사의 재원을 투입하였다. 세계도시축전에 맞춰 개통한다면서 졸속으로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이때의 준공과 사용허가 여부 등이 책임소재를 밝히는 데 있어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되었다.

2010년 송영길 시장이 취임하면서 모노레일의 문제가 드러났다. 궁금했다. 왜 운행을 못 하는가. 교통공사 관계자나 공무원들은 여러 이유를 댔다. 고치면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인천발전연구원장으로서 한국교통연구원과 MOU을 맺으면서 비공식 방문을 제안했다. 원장과 전문가 등이 월미도 현장을 찾아왔다. 그들은 맨 먼저 차량에 관심을 가졌다. 말 그대로 무쇠 덩어리였다. 궤도와 레일을 보면서 평가했다. Y자형 레일에 무쇠 덩어리는 비정상이며, 곡선 반경에서 밸런스를 유지할 수 없어 전복 위험이 있다고 했다. 지상에 대한 안전망이 없는 설계와 공사부실도 지적되었다.

그런데도 소송과 보완 등을 이유로 시간은 흘러갔다. 정치적 책임은 물론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할 자들에 대한 수사도 공소시효도 그렇게 흘러갔다. 처벌받은 사람들이 없기 때문일까. 다시 월미은하레일을 재추진하려는 세력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 공무원· 정치인·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 불과하다. 공공성도 경제성도 안전성도 없기에 이제 포기해야 한다. 차라리 대안을 생각한다면 지난 6월 개장한 부산 송도의 해상케이블 사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만약 환경영향평가와 법적 문제 등을 통과할 수 있다면 월미도와 자유공원을 연계하는 해상케이블 모델을 추진해 볼 만하다.

몇 달 전 송영길 국회의원이 사석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시장 재임 시 일부 공무원들의 허위보고 등을 임기 후에 확인한 것이 있다고 했다. 물론 그가 누구인지, 어떤 사업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민들이 지금 묻고 있다. 1천억 원의 세금낭비사업이 공무원 징계로 끝나는 것이 과연 옳은가. 공무원보다 훨씬 책임이 큰 당시 시장이나 정책결정권자 그리고 배후 세력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과연 정의에 부합하는가. 정치적 책임과 사법적 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하는가. 배상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책임이 있는 자를 처벌하는 것. 과거의 잘못과 단절하는 것.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 그리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 적극 추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월미은하레일의 실패가 주는 뼈아픈 교훈이다.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민배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