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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객이 떠난 모래사장

거꾸로 박힌 소주병에 바다가 출렁이고 있다//

대지의 형벌은




파도가 지울 수 없다//

누가 사랑의 피리를 부는지

거꾸로 박힌//

병 속의 바다에서

파란 휘파람새가 파도 물결 위로 날아오른다

최동호(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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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역사는 이전에 있었던 일을 재현하는 것이라면, 문학은 역사가 재현한 것에 누락된 것을 복원하는 것이다. 종결된 역사가 가지고 있는 사실에 비해 앞으로 써나갈 문학의 상상력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되는 길의 서막을 알린다. 마치 발자국조차 찾기 힘든 "피서객이 떠난 모래사장"에서 사람들이 버리고 간, '거꾸로 박힌 소주병' 속에서 출렁이는 휴가의 흔적을 호출한다. 그것을 영역해가면 인간에게 기억이라는 '무의식의 저장소'가 있듯이, 이 땅은 모든 사물들에게 이미 부과된 '형벌의 저장고'로서 기억하는 바, 그곳에서 작은 상상력의 뚜껑을 열고 "누가 사랑의 피리를 부는지"를 찾아낸다. 시인은 과거라는 '거꾸로 박힌 병 속'에서 '진실의 바다'를 발견하고, 안과 밖의 물결 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파란 휘파람새'와도 같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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