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창간 특집, 다문화]사회 첫발 '다문화 2세' 편견없는 꿈을 꾼다

박연신 기자

발행일 2017-09-29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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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용 다문화가족 인터뷰31
사업가와 항공사 승무원의 꿈을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는 유혜석(사진 왼쪽)·혜명 형제.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부천의 유혜석·혜명 쌍둥이 형제
이집트 대신 한국 땅 택한 대학생
사업체 경영·항공사 승무원 희망
이민자 정착보다 자녀에 주목할때

결혼이주, 유학, 이민 등으로 다문화 사회가 된 대한민국은 이제 이민자들의 성공적인 정착보다도 이들의 '자녀'에 주목해야 한다. 부모의 국적은 다양할지라도 본인은 어김없는 '한국인'으로 나고 자란 다문화 2세들. 어느덧 다문화 2세가 성장해 사회에 대거 진출하는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이들 '다문화 2세'가 우리 사회의 오늘이자 내일의 모습이다. 여느 20대와 마찬가지로 대학생활과 아르바이트를 하고 꿈도 이루며 군입대를 준비하고 있는 다문화 2세 쌍둥이 형제를 지난 10일 부천의 한 공원에서 만났다.

"모델, 아랍어 강사, 수영선수… 한국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아직도 많습니다."

유혜석(21)·혜명(21) 형제는 지난 1997년 7월 인천의 한 병원에서 빛을 본 이란성 쌍둥이다. 대학생이던 한국인 어머니와 한국을 자주 오가던 이집트인 아버지가 사랑에 빠지면서, 혜석·혜명 형제는 국제결혼의 결실이자 다문화 가정 2세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직장으로 인해 이집트에서 유년시절을 보내야 했지만, 형제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성인이 돼 자리를 잡고 싶다고 생각했다. 부모님도 이집트보다 한국의 환경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고 그렇게 쌍둥이 형제는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선·후배 문화 등 낯선 한국 문화와 언어적인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스스로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은 흐트러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한국에서 만난 스승들이 형제를 다독이며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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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혜석씨는 "부천 진영고 재학 시절에 박혜정 선생님이 학교 생활과 장래희망 등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며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둘 다 배우고 싶은 전공을 선택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던 건 선생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혜석씨는 부산외대 영어학부에 재학 중으로, 학교 국제관리팀에서 아랍어 조교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1년 간은 모델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며 모델 활동을 하기도 했고, 번역회사에서 아랍어 강사로도 일하는 등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

지금은 언어적인 장점을 살려 자신만의 사업체를 경영하는 것이 꿈이다. 혜석씨는 "3천 명이 넘는 학생들 중에서 선정돼 이번 학기에는 장학금까지 받게 됐다"고 말했다. 동생 혜명씨의 꿈은 항공사 승무원이다. 오산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에 재학 중이며, 수영에도 재능이 있어 오산시체육회 소속 수영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엄연한 '대한 남아'인 이들 형제는 '군대'라는 관문을 앞두고 있다. 형 혜석씨는 "군대에 다녀오면 진정한 대한민국 남성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해병대 또는 카투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력 때문에 현역으로 입대하지 못하게 된 동생 혜명씨는 "군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크다"며 "대신 사회복무요원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기 때문에 수영 연습에 매진해 군 복무 기간 오산시를 대표하는 수영선수로서 우리나라를 빛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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