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창간 특집, 동행]평택 통복시장-청년몰 '함께 잘살기'

통했다,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 '청년숲'과 기찬 동거

이원근 기자

발행일 2017-09-29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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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협동조합 송명순(왼쪽) 공동대표, 통복시장 상인회 이동우 이사. /이원근기자 lwg333@kyeongin.com

"청년들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뭐가 바뀌겠나 했는데, 이제는 옛 시장과 청년몰이 서로 없어서는 안될 가족이 됐네요."

전통시장들의 고민 중 하나는 젊은이들이 쉽게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대형 복합쇼핑몰처럼 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서 브랜드 상품 구매를 선호하는 탓이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카페나 퓨전 스타일 음식 등도 전통시장에서 만나기 어렵다 보니, 젊은이들은 전통시장을 '구시대의 유물'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중기벤처부 '청년몰 사업' 선정 개성있는 20명의 점포 입점, 젊은 고객들 끌어들여
터 잡은 주단거리 예상보다 오래된 건물 탓 사업 진행 더뎌지자 민원 잇따라
시장 토박이인 통복시장 상인회서 팔 걷어붙이고 도움… 지난 6월 문 연 '청년숲' 3개월만에 명물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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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의 전통시장인 통복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점점 고객들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6월 통복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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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에 청년 상점 입점을 지원하는 '청년몰 사업'에 선정돼 20명의 개성있는 청년들이 통복시장 내에 '청년 숲'이라는 청년몰을 연 것이다. '청년 숲'에는 그간 전통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젊은 먹거리 점포들이 입점했고, 각종 문화사업을 펼치며 젊은 층을 시장으로 끌고 왔다.

"쉽지는 않았어요. 처음 공사 시작부터 문제가 생겼죠. 청년 숲이 자리 잡은 곳은 옛 주단 거리 상점가였는데, 상점들이 점점 문을 닫으면서 빈 점포들이 줄지어 늘어선 을씨년스런 골목이 됐습니다. 이곳을 새롭게 꾸며 청년 숲이 들어서야 하는데, 예상보다 건물이 낡고 오래된 탓에 사업 진행이 더뎠고 소음과 먼지로 민원까지 잇따랐습니다."

이성만 통복시장 청년몰 사업단장은 몇 개월 전의 힘겨웠던 상황을 이야기 하며 "이때 힘이 되어 준 분들이 바로 시장의 토박이 상인들인 통복시장상인회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당시 상인회는 청년 숲이 어려운 공사과정과 민원을 해결하고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팔을 걷어 붙이고 도왔다. 어려운 문제는 청년몰 젊은이들과 상인회가 간담회 등을 통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난 6월 문을 연 청년몰 '청년 숲'은 3개월 만에 통복시장의 명물로 떠올랐다.

이 단장은 "청년 숲은 다른 청년몰이 상점가의 건물 안에 위치한 것과 달리 실외에 골목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밝고 생기있는 분위기 연출이 가능해서 젊은 층 확보에 훨씬 도움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결국 어렵게 옛 주단거리를 리모델링 해 청년몰을 조성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청년숲 몇몇 매장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통복 시장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청년 숲은 물론 통복시장에도 새로운 고객들이 유입되면서 시장 전체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단장은 "7월보다 8월 매출이 늘어 청년 상인들이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상인회에서는 청년 숲이 생기면서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청년몰 상점들이 기존 시장 상점의 고객이 되면서 매출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2012년 통복시장 차양막 준공식
2012년 통복시장 차양막 준공식. /평택시청 제공

통복시장 상인회 이동우 이사는 "청년 숲 청년 상인들은 원재료를 시장에서 구입하고 각종 행사에 함께 하면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기존 상인들도 청년 숲이 들어오게 된 것에 대해 반기고 있다. 함께 상생해 나간다면 통복시장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 통복시장 청년몰
이동우 이사는 4대째 시장에서 건어물 매장을 운영하는 '선일상회'의 대표다. 전통시장과 청년숲의 동행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 그는 청년숲에 '청년국수'라는 점포를 열어 힘을 보탰다.

이 이사는 "어릴 때는 통복시장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모습은 맛있게 먹었던 단골 떡볶이집과 '1천 원 가게'인데 그분들이 아직도 시장에 계신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이사가 청년몰 사업에 발 벗고 나선 것은 누구보다도 통복시장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통복시장은 경기도 남부지역 최대 시장으로 역사와 규모를 모두 가진 유서깊은 시장"이라며 "통복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특성화시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시장으로 키워내는게 소망"이라고 했다.

이 이사는 청년숲이 통복시장 활성화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7, 8월 휴가철에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장사가 힘든 것이 보통인데 올해는 청년몰이 생기면서 그런 어려움이 줄어들었다"며 "처음에는 청년 숲이 잘 정착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잘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통복시장을 몰라도 청년 숲과 유명 매장을 알면 시장에 찾아 올 수 있고, 반대로 통복시장을 찾아온 손님들이 청년몰을 보고 반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 이사가 청년숲에 문을 연 청춘국수는 선일상회의 건어물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육수를 쓴다. 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배달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손님을 놓칠까봐 한 시도 가게를 비울 수 없고 청년숲의 길을 잘 모르시는 어르신 상인들을 위한 배려다. 


청년숲 전경
청년 숲 전경. /청년숲 사업단 제공

청년숲에는 파랑새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비비아트도 입점했다. 파랑새협동조합 송명순 공동대표는 청년숲이 들어서기 전부터 천연비누와 목공예 등 제품 제작 판매와 교육사업을 통해 통복시장과 인연을 맺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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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젊은 엄마들과 아이들을 전통시장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인들과 함께 고민하다 청년 숲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입점하게 됐다"며 "시장을 찾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원래 가격보다 3분의 1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지역과도 상생하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또 "젊은 엄마들이 시장에서 장을 본 뒤 매장을 들르고 또 매장을 들른 김에 시장을 둘러보기도 하는 것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며 "지역 주민들, 통복시장과 청년숲, 또 협동조합이 함께 상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복시장 청년몰 사업은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가 된다. 내년부터는 사업단의 지원 없이 청년몰은 통복시장과 함께 진정한 '동행'의 길을 걸어나가야 한다.

이성만 청년몰 사업단장은 "사업단이 철수 한 뒤 단기적인 매출에만 급급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장사 비법을 개발해 나가길 바란다"며 "청년 상인들은 통복시장 전체의 일원임을 인식하고 기존 상인들과 상생하고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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