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내 음악도시 사업의 역사와 '음악도시 부평'의 비전

박준흠

발행일 2017-09-26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박준흠 (1)
박준흠 BP음악산업센터 센터장
해외에서 음악도시 사업은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음악산업의 메카로 알려진 동부의 뉴욕과 서부의 LA,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재즈의 본산인 뉴올리언즈, 컨트리뮤직의 중심 내쉬빌, 그런지록을 폭발시킨 시애틀, 미시시피 델타 블루스를 흡수하여 블루스/재즈의 새로운 중심이 된 시카고 등 많은 대중음악 거점 도시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1986년에 시작된 SXSW라는 음악마켓으로 미국 음악시장의 관문이 된 텍사스의 주도인 오스틴, 1995년에 완공된 '로큰롤 명예의전당'으로 대중음악 관광도시가 된 클리브랜드 등도 유명하다. 영국의 경우는 브릿팝의 본산인 런던, '맨체스터 사운드'로 알려진 오아시스 등이 활동한 맨체스터, 비틀즈가 활동을 시작한 도시로 현재는 '비틀즈스토리'라는 박물관으로 유명한 리버풀 등이 있다. 스웨덴의 경우는 스톡홀름에 '뮤직클러스터'를 만들어서 수많은 음악기업들을 밀집시키고, 여기서 아바, 아하 등의 글로벌 뮤지션을 탄생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이 곳 프로듀서/작곡가 그룹들이 한국의 SM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서 전세계적으로 활동한다.

이와 달리 한국은 '지역 음악씬'이 성장한 경우도 드물지만, 대중음악을 기반으로 한 '음악도시' 정책을 시도한 역사도 일천하다. 2002년에 광명시에서 민선 3기 시장 선거에 출마한 백재현 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음악도시' 정책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서 당선되었고, 그 결과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광명음악밸리' 사업이 진행되었다. 이게 한국에서는 '음악도시' 사업의 시발점이었다.

당시 광명시는 KTX 광명역 인근 14만2천㎡ 규모로 부지확정과 함께 광명음악밸리 조성을 추진했다. 이 사업을 전국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 만든 축제가 2005년에 론칭한 '광명음악밸리축제'였고, 음악전문축제로 대내외적인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H/W 중심의 사업계획과 예산투입 계획 등에서의 한계 때문에 지자체장이 바뀐 후 2007년에 광명음악밸리 사업은 폐기되었다.

그리고 거의 비슷한 시기인 2005~2007년에 광주광역시의 아시아문화전당사업 내의 '아시아음악타운' 사업으로 국내에서 두 번째로 '음악도시' 사업이 추진되었지만, 사업 자체의 난맥상과 비현실적인 사업계획으로 이 또한 중단되었다. 여기서도 문제는 역시 H/W 중심의 사업계획과 음악산업의 구조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관련사업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사업기획을 했다는 데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음악도시' 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광주광역시가 2011년에 '뮤직비즈니스센터' 설립과 같은 사업을 다시 시도한 점이지만, 계속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리고 현재는 대중음악에 매력을 느껴서인지, 아니면 대중음악 기반 사업이 '무주공산' 영역이라고 판단한 때문인지 여러 지자체에서 '음악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인천시/부평구가 가장 먼저 '음악도시' 사업을 정책적으로 표방하며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평 음악도시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인천광역시, 부평구의 지원을 받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부평구문화재단에서 추진하는 국내 최초의 문화부 지원 '음악도시' 조성사업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는 1907년에 처음으로 음반이 나온 이래 11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역사적인 배경하에서 진행되는 부평구의 도시브랜드마케팅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부평 음악도시 사업은 BP음악산업센터, BP음악산업아카데미, 콘텐츠 개발, 아카이브, 음악마을, 음악교육, 시민생활 세부사업으로 구성되었다.

다른 지자체를 보면, 2021년 완공 예정의 2만석 규모의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인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음악산업 클러스터를 만들려고 하는 서울시/도봉구가 있고, 부평구와 비슷하게 미군부대 주변에 음악클럽들이 성황을 이뤘던 지역인 동두천시가 'K-Rock Villag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부평구 바로 옆의 부천시는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에 이어서 대중음악으로까지 손을 뻗쳐 지난 7월에 염종현 경기도의원이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음악산업 육성 및 진흥 조례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음악도시' 브랜드를 선점했을 뿐만 아니라 문광부로부터 유일하게 관련 예산을 받고 있는 부평음악도시는 굉장히 큰 기회를 맞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를 어떻게 살릴지는 우리 모두의 몫일 것이다.

/박준흠 BP음악산업센터 센터장

박준흠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