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미의 나무이야기]화려한 붉은 색의 향연을 펼치는 단풍나무

조성미

발행일 2017-09-25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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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초록 녹음이 가득했던 산과 들에는 어느덧 한껏 높아진 쪽빛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잎들이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마치 마술사가 지팡이를 휘두를 때 마다 온갖 색들이 쏟아져 내려 한바탕 아름다운 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가을이다. 기상청에서는 올해가 평년보다 일교차도 크고 날씨도 맑고 좋아 단풍의 색이 더 화려해진 총천연색으로 물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 설악산에서 단풍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단풍나무는 우리나라에 150여종이나 되는 등 많은 종류가 있지만 흔히 단풍이라고 얘기 할 때는 단풍나무와 당단풍나무가 가장 대표적이다. 아름다운 색감으로 많은 종류의 조경수들이 개발되어 있으며, 봄부터 잎의 색이 붉게 되었다가 여름이면 퇴색되는 노무라단풍나무, 잎의 뒷면이 은빛이 나는 은단풍나무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외국에서 들여온 나무 중에는 설탕단풍나무도 있다. 캐나다 국기에 붉게 그려진 나뭇잎이 이 설탕단풍나무의 잎인데 북미에서도 특히 캐나다에서 많이 자란다. 캐나다에서는 설탕단풍나무 줄기에 구멍을 뚫고 수액을 채취하여 끓여서 시럽을 만든다. 이게 바로 메이플시럽인데 방금 구운 부드러운 핫케이크 위에 뿌려 먹으면 제대로 맛을 즐길 수 있다.

단풍나무는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갈잎중간키나무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에 주로 자란다. 습기를 좋아해 산의 계곡 부근에서 자라며 높이는 10m에 달한다. 아기의 펼친 손바닥처럼 갈라지는 잎은 5∼7개로 깊게 갈라지는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5월에 피는 꽃은 검붉은 색이며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달리는데 아주 작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한다.

단풍나무 열매는 9, 10월에 익는데 날개가 달려있어서 열매가 떨어질 때 헬리콥터의 날개처럼 회전하면서 떨어지게 된다. 바람만 잘 타게 되면 최대 100m까지 멀리 날아갈 수 있는데 단풍나무의 열매는 상당히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 무게중심이나 길이가 조금만 어긋나도 제 역할을 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자라는 단풍나무는 당단풍나무이다. 중부지방에서는 대부분 당단풍나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당단풍나무는 밑동에서 여러 줄기가 갈라져 올라오며 키는 8m 정도로 자라는데 굵고 크게 자라나 성장은 느린 편이다. 수형은 가지가 옆으로 퍼져 위쪽이 넓게 둥그스름해지는데 여름철의 녹음을 한 층 더 시원스럽게 하며 가을에 무르익는 붉은 색 단풍은 흡사 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잎이 가지에 마주 달리는데 9∼11개로 갈라지고 뒷면 잎맥과 잎자루에 부드러운 잔털이 있으며 겨울에도 가지에 붙어 있다. 당단풍나무에서도 수액을 채취하는데 2월에서 5월까지 채취해 위장병이나 만성 대장염, 잦은 설사에 물처럼 마신다.

단풍나무류의 목재는 재질이 치밀하고 단단한 편이다. 잘 휘거나 갈라지지 않기 때문에 체육관이나 볼링장 같은 곳의 나무바닥이나 각종 악기, 조각, 건축 등 여러 가지 재료로 쓰인다. 단풍나무의 속명인 아케르(Acer)는 라틴어로 '강하다'는 뜻으로 재질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격적인 가을의 길목으로 접어들었다. 풍성한 나뭇잎들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숨어들고 청명한 하늘아래 맑은 햇살은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다가오는 추석연휴에는 숲과 만나 자연이 만드는 단풍의 정취에 흠뻑 취해보는 것도 좋겠다.

/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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