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잠용물용: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7-09-2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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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龍)은 12지지 가운데 유일하게 현실에서 볼 수 없고 꿈이나 상상 속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이다. 새는 하늘에서 날아다닐 뿐 물속에서는 살 수 없고, 물고기는 물속에서만 살 수 있을 뿐 하늘을 날아다닐 수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여러 문헌이나 작품에 등장하는 용은 물속에서 하늘까지 활동무대가 넓다. 주역에서는 용이 성장하는 과정을 여섯 단계로 구분하여 부르는데 맨 처음의 성장과정에 해당하는 어린 용이 잠용이다.

반면에 하늘에 날아올라 조화를 부리는 용을 비룡(飛龍)이라 한다. 비룡이 숭앙의 대상이 된 것은 비 때문이다. 용이 날면 구름이 일고 구름이 일면 비가 내린다는 것은 오래도록 전해온 이야기이다. 정치의 목적 중 처음이 먹고사는 문제인 식(食)이고 먹고사는 문제 중 가장 처음이 물(水)이기 때문에 물에 대한 갈망을 담아 비를 내리는 비룡을 찬탄해온 것이다. 잠용의 경우는 용은 용이지만 아직 날아올라 조화를 부릴 수 없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은 자신의 역량을 써먹을 수 없으니 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잠용이라고 영영 잠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당장의 시기가 써먹지 못하는 시절이라는 것일 뿐 때가 무르익으면 날아올라 조화를 부릴 수 있다. 시기가 도래하지 않아 미래를 준비하면서 참고 있어야 할 땐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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