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영화 산책·(14)라이프-이미테이션]꿈꾸듯 부유하는 현실, 흔들리는 현대인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7-10-12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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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t)Life Imitation still1

가상세계와 실재의 삶 연결
불안한 군상 유기적 시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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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한 여성이 로스앤젤레스 거리를 서성인다. 거리는 수상하다. 죽었거나 혹은 잠든 것 같은 사람들이 곳곳에 쓰러져 있는 거리에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영화의 배경은 가상현실, 게임 속이다. 게임 속 캐릭터가 밤거리를 헤매는 사이사이에 캐릭터를 실제로 움직이는 현실 속 상하이 청년들이 거친 숨소리를 내쉰다. 그건 현실이다.

영화 '라이프/이미테이션'은 모순의 언어로 이루는 하나의 세계, 롤플레잉 게임을 하듯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과 그들이 조종하는 가상세계를 절묘하게 교차시켰다. 영화는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중국 상하이 젊은이들의 불안과 우울을 드러내고 있다.

텍스트 대화는 현대인들이 누군가와 가장 내밀하게 소통하는 수단이다. 이 대화를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영화는 가장 현실적이지만, 실재하지 않는 시공간으로 관객을 끌어당긴다.

사랑과 고독에 대한 번뇌로 점철된 채팅메시지는 바로 컴퓨터 게임의 가상현실로 이어지고, 또다시 상하이 어딘가의 진짜 현실로 이어진다. 이러한 장면들이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마치 가상과 현실의 세계가 경계 없는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잠에서 깨면 사라질 꿈처럼 보이기도 하고, 카메라-인물-가상 프레임이 서로를 응시하는 거울같기도 하다.

존재의 개념을 다각도로 확장시키면서 영화는 젊은이들의 불안과 우울을 초현실과 본질로 증폭시킨다.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아시아의 시선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오가며 삶과 게임간의 경계 및 범위를 탐구한다.

변화하는 기술이 제공하는 소통의 방식에 따라 젠더, 사회 규범, 전통적인 매체, 소셜 미디어, 각종 형태의 소외, 그리고 젊은 세대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가상의 연결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DMZ국제다큐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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