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기본 에티켓, '나 하나쯤'이 아닌 '나부터'

이윤희

발행일 2017-10-12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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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9월부터 무료화
공짜·유료 관람객 프로그램 집중도 '큰 차이'
공공에티켓 캠페인 다시 벌여야 한다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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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문화부장
'다만 1천원이라도 받아야 한다' vs '문화향유의 기회 확대가 먼저다'.

올초 경기도립 뮤지엄(박물관·미술관)의 입장료 무료화가 거론되자 두 주장이 맞섰다. 결론적으로는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에 힘이 실렸다.

경기도립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를 전면 무료화하는 조례가 통과됐고, 지난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매월 첫째·셋째 주말만 입장료 무료)을 제외한 5개 도립 박물관·미술관의 입장료가 폐지된 것이다.

이구동성으로 '다만 1천원이라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박물관·미술관 관계자들은 제도 시행 이후 연일 긴장 속에 움직인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이들이 이같은 주장을 펼친 가장 큰 이유는 '관람 분위기'였다. 이미 지난 2008년에도 정부가 국립박물관·미술관의 무료입장을 결정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제기된 바 있고, 정부는 "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해 업계의 반발을 희석시켰다. 하지만 정책이 확대될 때마다 관련업계에선 '문화는 공짜라는 인식만 확산시킨다'며 그 후유증을 지적해왔지만 문화 기회 확대라는 대의명분 아래 묻히기 십상이었다.

여기서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놓고 공론을 벌이자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문화생활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장벽이 낮아야 한다는 것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한번쯤 시민들, 관람객들도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 있지 않나싶다.

당시를 기억하는 이 분야 관계자들은 무료 관람객중 일부였지만 이들로 인해 기획프로그램 운영에 애를 먹었던 기억 하나쯤 가지고 있다. "입장료 무료정책은 관람객의 수준 저하를 초래하는 비극적인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한 관계자는 "일례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단돈 1천원이라도 지불한 관람객들은 프로그램 참여도가 높고 집중이 잘돼 큰 사고도 없다. 하지만 무료 프로그램의 경우, 집중도가 덜하고 유료와 확실히 대비되는 지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경제심리학'이라는 책을 펴낸 경제학자 댄 에리얼리 교수는 책에서 "공짜 먹이보다는 애써 찾아 먹는 먹이가 더 맛있다"고 말한다. 공짜로 입장할 때도 그런 심리가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10원이라도 본인의 돈을 내고 입장한 이들은 일단 '돈 아깝지 않다'는 마음을 갖기 위해 애정을 갖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술관·박물관 등은 공공에티켓 캠페인을 다시금 벌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에티켓으로 ▲음식물은 두고 올 것 ▲카메라는 사진 촬영 기준을 엄수 ▲애완동물은 잠시 밖으로 ▲지나친 소음 자제 ▲손 대신 눈으로 볼 것 ▲작품에 기대지 말 것 등이다. 관람 전 전시회에 대한 간단한 사전조사를 하고 가거나 드레스 코드 즉 복장예절을 준수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기본적인 에티켓 만이라도 지켜진다면 성숙된 관람문화 속에 전시의 수준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얘기한다.

'기본을 지키자'는 말을 하면 식상하다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 하나쯤'이 아니라 '나부터' 기본 에티켓을 지켜나갈때 더 많은 문화향유 기회가 열릴 것이다.

/이윤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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