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미국우선주의와 한반도

김창수

발행일 2017-11-01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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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탈퇴·일방적 협정 파기 선언 잇따라
트럼프, 한·일·중 방문 앞두고 '이익 우선' 압박
적절한 대응과 북핵 해결 인식차 줄이는게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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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교육과 문화 교류를 위한 국제협력기구인 유네스코(UNESCO)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가입을 승인한 것에 대한 항의로 6년간 분담금 납부를 미뤄오다가 결국 탈퇴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미국은 지난 6월 세계각국이 온실가스 축소를 위해 노력해온 결정체인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중이다.

미국은 2차대전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세계무역기구(WTO),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각종 국제기구를 창설하면서 이를 통해 미국의 국가적 이익과 영향력을 관철해왔지만 지금은 가시적 손익을 기준으로 국제기구에서 탈퇴하거나 일방적인 협정 파기를 선언하고 있다. 국제기구 탈퇴와 파기 행진은 오바마의 성과 지우기인 'ABO(Anything But Obama) 와 관련된다는 해석도 있지만, 트럼프식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에 따른 것이다.

미국우선주의가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훼손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방적 외교는 계속되고 있다. 국가 신뢰도의 저하나 우방국들 간의 관계 훼손을 감수하더라도 당장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식이다. 미국우선주의의 후폭풍은 국제적으로 파급된다. 미국이 균형자의 역할과 책임에서 물러난 자리는 국가와 집단간의 무한 대결장으로 화할 공산이 크다. 이라크나 시리아와 같은 분쟁지역의 갈등은 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최근 미국은 이란과의 핵협정을 '불인증'했다. 이 조치로 핵 비확산체계의 위기감과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한반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7일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국회를 찾아 연설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에 앞서 5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고, 8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를 맞이하는 아시아 각국 정상의 표정은 각양각색이다. 트럼프와의 공조 강화로 국내 정치적 위기를 극복한 아베 총리의 표정은 밝지만, 중국 시진핑 주석의 얼굴은 그렇지 못하다. 미국은 미-중간 최대 현안인 무역불균형 문제를 대북 제재와 연계하는 지렛대로 활용하여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맹국인 미국 대통령을 맞는 한국 정부의 속내도 복잡하다.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없이 당면한 북핵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말폭탄으로 위기를 오히려 고조시키고 있으며, 한미 통상무역의 기축인 자유무역협정(FTA)의 폐기까지 거론하고 있다. FTA 개정 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미국 측의 요구를 어떤 식으로든 제기 할 것이다. 미국-이란 핵협상을 무효화한 배경에 미국의 무기 상업주의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만약 트럼프의 관심이 동아시아의 핵위기의 항구적인 해결이 아니라, 이를 지렛대로 삼아 한국과 일본에 방위비 분담, 무기 구매를 요구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방위비 분담요구나 무기구매, 그리고 FTA 개정 압박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한미간 인식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외교적 과제이다.

/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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