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붓으로 한글지도 그리는 '세계평화작가' 한한국 작가

'한석봉의 33대손' 한글로 의 평화를 말하다

이윤희 기자

발행일 2017-10-25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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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때 이름 걸맞은 정체성 찾던 중 세종대왕 메시지 꿈 꿔 기획·제작
20여년간 1㎝ 200만자 38개 작품 완성… UN본부 22개국·북한서 전시
팔·무릎 피범벅 고통 속 자음·모음 화합의 원리처럼 한반도 통일 염원
이산가족 아픔 담아 8년간 만든 '우리는 하나' 北도 예의 갖춰 가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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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이세요?"

그를 만나면 많은 이들이 물어보는 말이다. 그의 이름은 '한한국(50)'. 본명부터 예사롭지 않다. 이름에 나라가 3개(나라 한(韓), 나라 한(韓), 나라 국(國))나 들어가 있고, 전남 화순의 필봉산(筆峰山) 자락에서 태어나 한석봉의 후예(33대손)로 그 기상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붓 하나로 한국을 전파하고 세계평화를 얘기하는 '세계평화작가'라는 타이틀이 억지스럽다거나 어색하지 않고, 그의 운명인 양 자연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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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 하나로 세계평화를 전하는 한한국 작가. 그는 한글로 세계평화지도를 제작해 한글의 우수성은 물론 남북평화통일, 더 나아가 세계평화 염원의 뜻을 전하고 있다. 대형 한지 위에 1㎝ 간격의 한글을 채워넣는 작업은 고통과 인내의 연속이다. 그의 작품은 UN대표국가를 비롯 북한에 까지 전시되며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으며, '세계평화작가'로 그 이름을 더 공고히 하고 있다.

# 내 이름은 '한국', 정체성 찾다 한글지도 제작의 길로…


그가 하는 일은 한글로 세계지도를 그리는 작업이다. 한지를 수차례 배접하여 만든 대형한지 위에 세계평화의 염원이 담긴 글을 한글로 한자한자 빼곡히 담아낸다.

그의 작품은 각 나라의 지도에 마치 점처럼 한글을 채워넣는 것이 특징이다. 채색 대신 한글을 넣는 것이다. 한글 내용은 그 나라의 역사나 특징, 때론 문학작품이 들어가기도 한다.

글자는 1㎝의 작은 붓글씨로 채워가게 되는데 한번 오탈자가 나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글씨를 잘쓰는 것은 기본이고, 글자체와 형태 글씨의 강약과 전체적인 줄이 0.1㎜도 틀리지 않게 써야 한다. 어지간한 집중력과 체력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짧게는 5개월, 길게는 수년의 작업시간이 든다.

그 시간을 온전히 쭈그린 자세로 집중해야 하니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수련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연장이 남다른 것도 아니다. 작품활동을 할 때 사용하는 붓은 '대형 붓'을 제외하곤 세필붓(1㎝ 그릴때 쓰는 붓) 등은 모두 주변에서 쉽게 구입할수 있다.

그와 붓과의 인연은 어릴적 부터 시작됐다. "8살에 붓을 잡고 한학을 공부했다. 군대에서도 모필병(毛筆兵, 상장·표창·각종 차트 등 글씨쓰는 일 담당)을 맡아 붓과 떼려야 뗄수 없는 생활을 했다"는 그는 1993년의 어느 날 문득 계시와도 같은 꿈을 꾼 뒤 인생이 바뀌었다고 한다.

"당시 1993년은 세계화 붐이 막 일기 시작했던 때였다. 20대 청년이었던 내게 불현듯 든 생각이 '내 이름이 '한국'인데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하는 것이었다. 정체성 찾기에 나섰고 전국의 교회, 사찰 등을 돌며 일년을 보냈다. 그런데 어느 날 꿈에 세종대왕님이 나오셨다. 한글로 지도를 만들어라. 평화지도로 해라. 이러한 메시지를 준 꿈이었는데 꿈이 너무 선명해 그 길로 도서관을 찾았다."

그날 이후 그는 그 어디에서도 본적 없고, 시도되지도 않았던 '한글지도' 제작에 들어갔다.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하겠다 하자 주변에서는 미친 사람 취급했고, 그의 깊은 뜻을 알아주는 이는 드물었다.

기본 1m에서 10m를 아우르는 한지 위에 한글로 지도를 만든다는 것은 고되고 또 고된 작업이었지만 그 의미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아 아쉬움이 깊었다.

"자음과 모음이 만나 글자를 이루는 것이 한글이다. 북한에서도 한글을 쓰고 있고, 남한에서도 한글을 쓰고 있다. 이 한글로써 우리는 하나가 된다. 자음과 모음이 통일되고 화합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화합의 원리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한글의 원리처럼 남북통일을 이루자는 마음으로 평화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작품세계는 그가 하나둘 대작을 선보이면서 시선이 달라졌다. 한지 위에 한땀한땀 피땀서린 한글로 만들어진 세계 여러나라의 지도가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자 의구심은 어느 순간 경이로움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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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와 땀으로 점철된 작품세계, 북측도 예의 다해

"눈을 가리고 쓰는 훈련을 한다. 마치 한석봉이 그랬던 것처럼. 군대에서나 하던 포복훈련도 한다. 대형 한지 위에서 작업하다보면 몇날몇일을 쭈그려 작업하는 날이 많다. 그러다보면 다리와 양팔의 통증이 심해진다. 종이 위를 기다보면 양팔에 물집이 잡히고 피가 배어나오는 일도 예사로 벌어진다."

이렇게 고된 고통과 피, 땀으로 완성된 지도가 38개 작품이다. 20여년간 작품에 쓰인 한글이 무려 200만자가 넘는다. 그의 작품은 UN본부 22개 대표국가(2008년)에도 가있고, 북한 묘향산에도 그의 작품('우리는 하나')이 전시돼 있다.

그가 팔과 무릎이 피범벅이 되어도 작품에 집착하는 이유는 '한글과 한국을 세계에 알려야 되겠다'는 그의 마음가짐에 있다. "지구상 어느 국가에선가는 이런 평화의 지도를 그리고 염원해야 한다. 어렵고 힘든 작업이지만 내가 하고 있다는데 자부심도 느껴지고 영광스럽다."

많은 작품중에서도 그가 특히 애착을 갖는 작품은 2000년대 초 제작한 '우리는 하나'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두점을 제작했는데 한글이 12만자가 들어갔다.

무려 8년의 제작과정이 걸렸으며, 남북한 대표시인들의 작품과 이산가족들의 수기가 한글로 만들어졌다. 이중 하나의 원본이 지난 2008년 통일부의 승인하에 북한에 전달돼 전시 중이다.

"현재 북한 묘향산에 있는 '우리는 하나' 작품은 그 어떤 작품보다 제작과정이 힘들었다. 한반도를 그린 이 작품은 이산가족수기와 평화염원이 담겨 있다. 지도상 3·8선을 그릴때 특히 힘들었다. 그런데 그 지점의 한글문구가 '어머니, 살아는 계십니까. 살아 생전 밥한번 해드리는게 소원입니다'라는 어느 이산가족의 수기였다. 이 문구를 쓰면서 3·8선을 넘었다. 그 글을 보면서 멈출수가 없었다. 양팔, 다리가 멍들고 붉게 물들었지만 지체할수가 없었다."

이 작품은 한 작가 본인에게도 의미있는 것이지만 북한측에도 의미가 남달랐던 것 같다. 북한은 작품을 받으며 조건을 얘기하라했고, 한 작가는 "조건이 없는게 조건이다. 남북평화통일을 위해서"라고 일축했다.

이에 북측은 감사장을 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자칫 국가보안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북한 문화성 직인이 찍힌 '인수증'과 함께 '기본합의서'라는 것을 만들어 북측은 한 작가에게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한 작가는 북측에 작품을 제공하기 전 한가지 제안을 하기도 했다. 작품을 우리의 한이 서려있는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평화기원제를 지낸 뒤 전달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민족 염원의 넋을 담아 보내고픈게 한 작가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북측은 다른 곳을 찾으라했고, 그렇게 해서 5·18국립묘지에서 평화기원제를 한 뒤 북으로 보내졌다. 북측은 작품을 가져가면서도 예의를 다했다. 접촉장소인 중국에 고려항공기 특별기를 띄워 안전하게 가져간 것이다. 한달간 조선미술박물관에 전시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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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을 말하다!

"평화는 끌어안을 줄 알아야 한다. 나의 적도 끌어안을 줄 알아야 한다."

정서상 지금 통일을 얘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 위협과 국제 정세의 불안상황. 그럼에도 한 작가는 통일을 얘기한다. 한발 더 나아가 평양전시를 꿈꾼다.

"남북관계가 좋을 때는 언제든 전시회를 할수 있다. 하지만 관계가 안좋을 때 진정한 통일의 염원을 담아 진행하는 것에 의미가 클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한에서 갖고 있는 '통일'이라는 작품도 빨리 전시가 돼서 많은 이들이 '통일'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남북평화통일을 염원하고 기원했으면 좋겠다"는 그는 "작품을 보며 좀더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통일에 대해 생각해볼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한한국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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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국 작가는?

-약력

▲ 세계평화사랑연맹 이사장

▲ 중국 연변대학(예술대학) 객좌교수

▲ (사)한국기록진흥원 원장

▲ 8천만서명운동본부 이사장

▲ 국제언론인클럽 상임고문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역임)

▲ 조선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역임)

-수상내역

▲ 2017 경기도를 빛낸 자랑스런 도민

▲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물 대상(2회 선정)

▲ 제5회 대한민국신창조인대상

▲ 2017글로벌평화공헌대상

▲ 2017국제평화대상

▲ 2017한국을 빛낸 사람들 대상(미술부문) 등 다수

-작품세계

▲ 2004~2009 '중국평화지도' 및 '희망대한민국' 대작 완성

▲ 2002~2007 세계에서 가장 큰 '한반도평화지도' 대작 완성

▲ 2002~2005 'UN헌장평화지도' 완성

▲ 1995~1998 '한글십자가' 완성

▲ 1994~2013 세계 34개국 한글세계평화지도 완성

▲ 1996~2002 대한민국 9개도 '대한민국 평화·화합의 지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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