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연인]별

권성훈

발행일 2017-10-3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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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별은 내가 볼 수 없구나/ 항시 나의 뒤편에서/ 나의 길을 비춰 주는 그대여,//

고개 돌려 그를 보려 하여도/ 끝내 이를 수 없는 깊이/ 일생 동안 깨어 등을 밝혀도/ 하늘 구석구석 헤쳐 보아도/ 나는 바라볼 수가 없구나/ 우리가 삼천 번 더 눈떠 보아도/ 잠시, 희미한 그림자에 싸여/ 그을린 등피 아래 고개를 묻는 사이/ 이 세상 가장 먼 거리를 질러가는 빛이여/ 어느새 아침은 닿고,//

진실로 나의 별은 나의 눈으로/ 볼 수가 없구나

김완하(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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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당신은 도구와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두 눈으로 민낯을 한 번이라도 마주한 적이 있는가. 이 가운데 보는 것만이 아는 것이라는 명제는,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것을 절대적 가치로 인식 되어왔다. 시선에 들어오는 것만이 참이라는 사실로 믿는, 우리는 욕망 앞에서 나머지 진실은 스스로 폐기해야 했다. 수많은 별들 중에서 '나의 별'이라는 실제를 찾을 수 없기에 '나의 뒤편에서 나의 길을 비춰 주는' 그대라는 별도 바라볼 수 없다. 거짓이라는 '희미한 그림자에 싸여' 그것이 참인 줄만 알고 '일생 동안 깨어 어두운 등을 밝혀주는' 실상을 망각한 채. '진실로 나의 별을 나의 눈으로' 조우할 수 없는 것은 '그을린 등피'를 수많은 '욕망 아래'묻으며 왔기에.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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