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금作 '동아일보 사설'. /경기도미술관 제공 |
'젊은 예술' 추구 기본에 충실
내년까지 '오감자극' 체험 풍부
최고가 소장품·실험적 장치등
유영국·문준용 작가 작품 눈길
경기도미술관의 교육전시는 고집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쉬운 것들이 등장할 법도 한데, 아주 쉬운 길로는 가지 않는다. 가장 젊은 현대미술을 추구하는 미술관 답게 현대미술을 이해시키기 위한 끈을 놓지 않는다.
2015년 첫 교육전시였던 '칼라'와 지난해 열었던 '공간', 그리고 올해 주제인 '폼(Form)'에서도 미술관은 현대미술을 바탕으로 미술의 기본에 충실한 전시와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미술관이 내년 8월 19일까지 여는 교육상설전시 '미술은 폼이다'는 선·형·태, 회화의 3요소를 바탕으로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표현과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고전적인 추상회화와 4차산업 기술이 접목된 현대미술이 한 공간 안에서 묘하게 결합돼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어서다. 미술관은 이 전시를 위해 미술관 최고가 소장품인 유영국 작가의 '산'을 공개했다. 한국 추상회화의 대가로 평가받는 유 작가는 선·형·태를 가장 적절하게 구사하는 작가다.
작품은 지극히 단순화해 그려진 삼각형의 '산'에 강렬한 색채를 더해 그만의 서정적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화려한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충분히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유영국 作 '산'. /경기도미술관 제공 |
젊은 현대미술 작가의 실험적인 작품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인간의 반복적 동작에 집중해온 오재우 작가는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의 작업동작을 본 따 '흐르는 강과 흘러간 내 모습과 당신의 메아리'라는 영상작품을 공개했다.
화면 속 여성 무용가들이 무심한 듯 반복적으로 행하는 동작은 찰리채플린의 '모던타임즈'를 보는 듯하다.
더불어 꼭 전통 장르가 아니더라도 인간의 몸과 같이 다양한 도구를 통해 미술작품을 창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특히 미술관은 이 작품 앞에서 교육 참가자들이 다 함께 요가를 하는 '요가프로그램'도 마련해 그 재미를 더한다.
기술과 예술의 접목에 관심이 많은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가 문준용은 연작시리즈인 '비행'을 이번 전시에도 출품했다. 사람의 골격을 인식하는 키넥트 센서 프로그램을 개발한 그는 이번 '비행'에서 직접 체험자들이 상상 속 꿈을 실현케 한다. 체험자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에는 하늘을 나는 듯한 형태가 마치 비행을 하는 듯 그려진다.
이외에도 비닐을 활용해 기괴한 조각작품을 미술관 천장에 설치한 이병찬 작가의 작품과 가짜 진주로 이미지를 창조하는 고산금 작가의 작품도 교육전시 체험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다.
또 '보편적인 건축사무소'와 협업을 통해 선·형·태를 모두 담아 전시 공간을 기획해 독창적인 디자인의 공간을 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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