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가계부채 종합대책, 한계와 유감

김하운

발행일 2017-11-02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일부지역 부동산투기 대책에
영세서민 지원 대책을
추가한 것에 불과한 결과로
실제 가계가 겪는 부채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도록 되었으니
정부에 걸었던 기대는 허망할 뿐

2017103001001677000081841
김하운 (사)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
기대를 모았던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되었다. 금융, 부동산, 소비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특성분석도 유형별, 신용도별, 소득수준별 등으로 전에 없이 상세하다. 정책대상도 부동산 투기를 주도하는 상류층에서 상환불능이 불가피한 저소득층까지 전 계층을 아우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해소되리라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다. 한껏 긍정적이라고 하더라도 이제 주택투기가 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정도의 기대이다. 한마디로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서는 모자라는 느낌이다.

가계부채가 문제가 되는 것은 부채의 규모가 과다하여 ▲금리가 오르거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거나 ▲소득이 불안정해지거나 ▲물가상승 등으로 지출규모가 늘어나면 지급능력이 부족해져 채무불이행에 빠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소비부진으로 성장이 둔화되는 것은 사실 그 다음 문제이다.

최근 가계부채의 증가원인은 많은 연구자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추세적인 저금리기조 하의 ▲지나치게 호의적인 가계대출 태도에 따른 과잉유동성 ▲주택에 대한 투기여건의 상존, 그리고 ▲장기간에 걸친 가계의 소득 증가부진과 이의 지속전망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대책은 먼저 그 원인을 없애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책은 첫째, 저금리의 시정을 우선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이 곧 금리를 올릴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우리도 여건만 성숙되면 금리를 올릴 상황이라 특별한 언급이 없다. 둘째,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에 대한 태도의 시정이라는 차원에서는 총량규제를 전제하고 있다. 즉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현 추세치보다 0.5~1%p를 줄인다는 것이다. 셋째, 주택에 대한 투기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하여 신DTI를 도입하는 한편 DSR제도의 단계적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계의 소득부진에 대한 대책으로서는 저소득층에 대한 간접적 소득지원이 가능하도록 우회적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이번 대책이 문제와 원인은 제대로 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책이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가 있다. 첫째, 이번 대책은 가계부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만 약간 줄이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연착륙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핑계는 가능할 것이나 대책 이후에도 부채증가는 지속되고 따라서 문제는 계속 확대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둘째, 지역적으로도 서울, 부산, 그리고 경기도와 세종시 일부의 부동산 투기지역을 주된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전국적인 가계부채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비중이 심각한 인천을 비롯하여 나머지 지역은 안중에 없다는 것이다. 셋째, 애로계층을 위한 맞춤형대책의 대부분이 국가차원의 정책이라기보다는 일부 서민정책기관의 업무계획 수준이라는 점이다. 특정기관의 지나치게 미시적인 세부대책을 모아 놓은 결과 금융기관 직원조차도 대책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가 그 때문이다. 넷째, 서민대책이라고 하지만 부채를 더하여 부채문제를 푸는 방식인데다, 그나마도 문제를 풀기에는 양적으로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되어버린 셈이라는 말이다.

그런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상담 활성화이다. 상담결과가 모아져 대책으로 나와야 제대로 된 대책이 될 텐데, 상담 자체가 대책이 된 셈이다. 대책이 없으니 상담사와 묻고 답하며 알아서 하라는 것에 다름 없다. 결국 가계부채 종합대책이라는 것이 일부지역 부동산투기 대책에 영세서민 지원대책을 더한 것에 불과한 형편이 되어, 실제 가계가 겪는 부채문제는 가계 스스로가 해결하여야 하게 되었으니 정부에 걸었던 기대가 허망할 뿐이다.

/김하운 (사)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

김하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