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사람과 반려견(伴侶犬)의 공존을 생각하다

최지혜

발행일 2017-11-06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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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무서워하는 사람 있듯이
'우리개는 물지 않아요' 말 대신
목줄과 공공장소 에티켓 필요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아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서로 믿고 존중하는 마음 가져야


증명사진최지혜2
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최근 이웃집 반려견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그 외에도 반려견과 관계된 크고 작은 사건이 연이어 기사화 되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사건 속 개의 주인이 유명 연예인이고, 개에 물려 숨진 사람이 서울의 유명 식당 대표여서 더 큰 이슈가 되었지만, 개가 사람을 무는 사건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에만 반려견과 사람들 사이에 생긴 사고가 2천 건이 넘었다고 한다. 나 또한 어릴 적 동네 개에게 물렸던 기억 때문에 개를 무서워한다. 그리고 당장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우리 마을의 집들은 마당이 있는 시골집이라 집집마다 다 반려견이 보통 한두 마리는 있다. 대부분 덩치가 큰 개들인데 묶어두지 않고 키우는 집도 많아서 산책을 나갈 때면 나무 막대기를 하나 들고 나서야 안심이 되고, 목줄을 하지 않은 채 주인과 산책하고 있는 개와 마주칠 때면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무섭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우체부 아주머니가 오토바이를 타고 편지를 전하다가 우리 앞 집 개에게 물려 병원에 가는 일도 있었다.

개(犬)라는 종은 늑대에서 비롯되었으며 개와 인간이 함께 의지하며 공존하기 시작한 것은 무려 3만여년이 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 야생 개들 중 온순하고 연약한 종들이 인간에게 다가왔다. 인간은 개에게 먹이와 안식처를 주었고 개는 인간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알려주고 사냥에 동원되며 상호공존이 가능해졌으리라. 이렇게 인간과 개는 서로 의존하며 인연을 맺어왔다. 3만여년 전과는 많이 다른 형태이지만 사람과 개는 여전히 함께 의존하며 살고 있고 최근 우리 사회는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이 더욱 급증하고 있다. 이제는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되짚어볼 시점이 된 것 같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 의지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반려동물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인간 중심의 필요와 목적, 선호도에 의해 다양하게 개량되고 있으며 '순종'을 유지하기 위해 근친교배를 시키는 등 순전히 인간의 선택에 의해서 동물들의 삶이 결정된다. 원래의 본성에 맞지 않는 실내 환경에서 반려견은 함께 사는 가정의 한 두 사람과 교감을 나누며 평생을 살아간다. 이러한 인간 중심의 생활환경에서 조금씩 반려견의 돌발행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가. 반려견을 도구적 대상이 아닌 자신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존중하면서 그들의 특성에 맞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어 주어 스트레스를 적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타인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 보통은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다가 오해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 동물을 좋아하지 않고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모든 개는 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오랫동안 함께 했던 주인을 물었다는 기사를 접한 적도 있다. '우리 개는 물지 않아요' 라는 말 대신 기본적인 목줄과 함께 공공장소에서의 에티켓이 필요하겠다.

반려견 이야기를 접하면서 최근에 출판된 '메리(안녕달 지음, 사계절)'라는 그림책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이 그림책 속의 메리는 어느 시골의 할머니와 함께 사는 흰색 개이다. 메리는 찾아오는 누구에게나 짖지 않고 꼬리를 흔들며 사람을 반긴다. 처음 강아지였을 때 그 집에 오게 되어 할머니와 할아버지랑 함께 살다가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그 사이 새끼를 낳았다가 새끼들은 다른 집에 보내지고 그렇게 할머니와 둘만 살게 된다. 메리의 새끼들을 동네 다른 집에 보낼 때도 할머니는 메리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잘 자랄 곳을 알아서 보낸다. 메리는 마음이 아프지만 할머니를 믿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어느 해 명절날 맛난 음식들을 혼자 먹던 할머니는 밥을 먹다 말고 밥상을 들고 메리가 있는 마당으로 나온다. 그리고 메리와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다. 이 그림책 속의 메리와 할머니에게는 뭔가 다른 게 있다. 비록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할머니와 메리 사이에 서로 존중과 믿음이 보인다. 그렇게 과(過)하지도 덜하지도 않음에서 오는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해결의 열쇠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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