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미의 나무이야기]살아 천년 죽어 천년, 영원을 상징하는 주목

조성미

발행일 2017-11-06 제1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7110501000289000012851
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화사하고 눈부신 절정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던 봄여름의 초록 잎과 오색찬란한 꽃들의 향연이 지나가고 가을 들어 붉디붉은 단풍과 황금빛 은행잎으로 수놓았던 화려한 축제도 이제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스산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내년 달력도 시중에 선을 보였다. 우리나라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촬영한 사진들을 수록한 달력에 자주 나오는 곳이 태백산과 소백산, 덕유산 정상부근에 살고 있는 주목이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삼아 흰 눈이 쌓인 산위에 굳건히 서서 웅장하고 담대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어 유난히 돋보인다.

주목은 주목과에 속하는 늘 푸른 큰키나무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동북부와 시베리아, 일본 등의 고산지대에 분포하지만 수형이 아름다워 워낙 조경수로 많이 심어왔기에 요즘은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추위에 강하고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란다. 높이 17~20m, 직경 1m까지 자라며, 나무모양은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있어 보기 좋고 안정감이 있는 원뿔형이다. 어렸을 때는 자라는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약 10년 이상 되면 자라는 속도가 좀 빨라지는 편이다.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존재한다고 할 만큼 나무 중에서 수명이 길고 우리나라 최고령 나무도 정선 두위봉에 있는 1,400살 주목이다.

줄기와 큰 가지는 붉은 색이며, 줄기는 세로로 얇은 띠 모양으로 벗겨진다. 잎은 다른 나무 아래에서도 부족한 햇빛을 놓치지 않고 흡수하기 위해 엽록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잎의 길이는 2㎝ 정도로 나선형태로 달리는데 옆으로 뻗은 가지에서는 깃털모양을 보인다. 잎 끝이 뾰족하고 뒷면에는 연한 황색의 줄이 있다. 4월에 피는 연황색 꽃은 화려한 꽃잎이 없어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암꽃과 수꽃이 서로 다른 나무에서 핀다. 주목의 열매는 10월에 빨갛게 달리는데 소나무 등 다른 침엽수는 솔방울 형태로 열리는데 비해 앵두처럼 동그랗게 달려 눈길을 끈다. 특히 진한 녹색의 잎을 배경으로 달린 붉은 열매는 주목이 조경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목의 씨는 붉은 가종피에 둘러싸여 있는데, 가운데가 비어 있어 안에 씨가 보인다. 붉은 과육은 물이 많고 단맛이 나기 때문에 먹기도 하지만 독성이 있어 배탈이 나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주목과 비슷한 나무로는 중부 이북과 울릉도에서 자라는 회솔나무와 원줄기가 옆으로 누워 기며 자라며 가지에서 뿌리가 발달하는 설악눈주목, 구주주목 등이 있다. 구주주목은 유럽과 북미가 원산지인데 서구에서는 정원에 심어 다듬어가면서 기른다. 대표적인 곳이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으로 삼각형, 원뿔 등 다양한 모양으로 전정해 가꿈으로써 정원을 더욱 특색 있고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주목은 나무껍질도 붉은 색을 띠고 나무 목질부도 유달리 붉어서 붉을 '朱'자를 써서 '朱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목의 목재는 최고급 가구재로 아주 귀하게 이용했다. 오래된 주목으로 만든 바둑판은 최고로 쳤으며, 주목지팡이는 가볍고 잘 휘어지지 않으며 지팡이의 붉은 빛이 무병장수하게 해준다고 믿어 우리 선조들은 노인들에게 선물하는 것을 가장 큰 효도의 하나로 여겼다. 특히 주목은 향기가 있고 재질이 좋아 목관으로 많이 사용했는데 경주 금관총 등 고분에서 주목으로 만든 관이 출토되었고 서양에서도 관으로 쓴 예가 여럿 있다.

/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 본부장

조성미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