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정당 재정렬이 긴요하다

최창렬

발행일 2017-11-08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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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통합 논의' 각당 인물 입신 도구 불과
개혁 필요한데 現 정치는 구체제 연장 도울뿐
집권당, 개혁연대 위한 적극적 통합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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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렬 객원논설위원·용인대 교육대학원장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정부와 대표자들을 실질적으로 교체할 수 있는 절차를 가진 체계로서 대표성·책임성·반응성 등을 핵심 가치로 한다. 정당은 갈등의 표출, 집약, 조정, 정책화의 과정을 거치는 제도화의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구현해 나간다. 따라서 정당정치의 성패가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좌우한다.

한국정당은 서구의 정치선진국의 정당사와 견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정당의 생성에서 소멸까지의 주기가 짧다. 정당의 빈번한 이합집산은 정당이 시민사회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대표체계로서 기능하지 못함을 방증한다. 규범적 당위의 여부를 떠나 선거 전후의 정당의 분당 및 합당 등의 분화는 한국정당정치의 기본 공식이 되었다.

정당의 분화는 연합정치의 측면과 정치의 역동성이라는 측면에서 일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당의 연합도 일정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현실정치의 공간이지만 최소한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 정치공학적 연대를 마냥 비난할 수도 없겠지만 현실과 이상의 조화라는 정치의 본령이란 면에서도 무분별한 정당의 이합집산은 퇴행적 정치를 결과하기 일쑤다.

지금의 정당체계는 불안정한 구도다. 여소야대라는 분점정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해 총선 결과는 지금의 여당이 과반을 획득하지 못했다. 물론 야당때 치른 선거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로 정치지형은 급변했다. 탄핵을 전후해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화했다. 박근혜 정권의 부도덕성과 민주주의를 유린한 국정농단은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그 집권세력의 일각을 형성했던 정당으로서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진정성을 국민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고 알지 못한다. 오직 박근혜의 출당이 통합의 명분으로 포장되고, 친박청산의 핵심으로 치부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은 이미 정치적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다. 한국당은 박근혜 정부를 창출한 세력으로서 국정농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기존 정책과 가치를 재정립하지 못하고, 구시대적 체질과 수구적 행태는 나아진 게 없다. 바른정당과의 통합도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이합집산에 불과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 등 여러 정당연합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권교체 이후의 정당지지도의 급변을 고려한다면 정당재정열이 더욱 긴요하다. 야당의 통합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정당체제 변화는 유의미한 정계개편으로 연결되는 데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현단계에서의 유권자의 표심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내에도 이념의 차이가 상존하고, 국민의당 역시 호남중진과 안철수 측근들의 노선의 차이도 단순한 다양성의 차원을 넘는다. 그렇다면 현직 대통령 파면이라는 미증유의 상황을 반영하는 정당지형의 변화가 더욱 필요하다.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정당체제는 표피만 다당체제이다. 다당체제란 과소대표되고 있는 계층의 이해를 표출해 낼 수 있는 정당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바른정당 일부의원의 한국당 복귀는 표심의 보정이 아니라 탄핵 전의 수구적 정당지형으로의 회귀다.

촛불시민혁명은 적폐청산을 요구하고 있으나 '혁명'은 정의로운 '미래'와 시민적 평등의 보편화가 이루어질 때 완성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정당체제에서 이는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기득권 동맹의 구조적 공고화, 시민적 연대와 유대의 실종, 배려와 관용의 부재 등의 사회적 현상이 일상화되는 한국사회의 총체적 개혁에 지금의 정당구도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작금의 통합 논의가 각 정파에 속한 인물들의 입신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혁명을 하지 못한다면 혁명에 가까운 개혁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는 구체제의 연장을 도울 뿐이다. 집권세력도 내년 지방선거 이후를 의식하지 말고 개혁연대를 위해 지향이 맞는 정파와의 적극적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 높은 지지율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

/최창렬 객원논설위원·용인대 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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