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道문화의 전당, 기대되는 1년 실망 없길…

이윤희

발행일 2017-11-13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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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된지 26년, 내년 시설 개선 공사로 휴관
달라진 음향·객석·무대장치 기대감 크지만
대부분 안전분야… 발주처인 경기도가 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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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문화부장
"공부는 경기도에서 하고, 노는 건 서울 가서 노는 게 진리 아닌 진리가 돼 버렸죠."

얼마 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도내 20여 곳의 대학교를 다니며 경기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의외로 많은 도내 대학생들이 지역에서 문화시설을 즐기지 않고 서울로 간다고 답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문화시설은 노래방과 당구장 등 유흥시설 정도고, 진정 이들이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의 공연장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지난 2013년 기준으로 경기도 공연시설을 보면 124개로 전국의 12.6%가 도내에 분포한다. 전국 공연시설의 54.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서는 서울(377개) 다음이고, 인천(38개)보다는 4배 가까이 많다. 물론 인구 10만 명당 공연시설로 보면 서울 3.7개, 인천 1.3개, 경기도 1.0개로 전국평균(1.94개)보다 적지만 경기도의 공연시설은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문화생활에 갈증을 느끼는 것은 왜일까.

사실 물량공세보다 중요한 것이 질적 만족감이다. '음악 좀 듣는다'하는 클래식 애호가들은 유독 서울 쏠림 현상이 심하다. 예술의전당이니 롯데콘서트홀이니 하며 조금 더 울림 좋은 곳을 찾아다닌다. 지난해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의 경우, 개당 100만원에 달하는 일본제 객석의자(2천개)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국내 최초로 무대 높이를 연주자들의 취향대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2억원대에 달하는 스타인웨이 사의 피아노도 무려 6대나 비치해 관객들의 기대감에 부응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이 내년 한 해 휴관하고 시설개선 공사에 들어간다. 도 전당의 공연시설에 아쉬움을 가졌던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 명성에 걸맞은 공연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서다. 그동안 도 전당은 공연장으로만 봤을 때 많은 아쉬움을 드러내 왔다. 문예회관으로 건립된 일종의 다목적 건물에서 전문성 있는 공연들이 이뤄지다 보니 시스템이 공연 자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건립된 지 26년이란 시간은 시설 노후화를 가속화했다.

이제 한두 달 후면 공사에 들어간다. 그런데 시작도 않은 공사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많은 이들은 음향이니 객석이니 무대장치 등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데 공사항목은 설비·배선 등 안전시설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안전공사는 늘 이뤄지는데 뭔가 선택과 집중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공사의 발주처도 경기도다. 자기 집 고치는데 시어머니가 와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꼴이다. 본인이 거주하는 집의 문제점은 본인이 잘 아는 법이다. 더욱이 문화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하드웨어는 경기도가 맡고, 소프트웨어만 도 전당이 전담하는 식은 높아진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

예산문제가 발목을 잡는다면 도민들의 문화생활 질을 높이는 사안인 만큼 민간 후원이라도 받아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미 국내외 많은 공연장에서 후원자를 명시한 콘서트홀이나 일례로 객석의자에 후원자 이름을 넣어주는 윈윈전략은 수없이 시도됐고 거부감 또한 적다. 경기도 대표 공연시설이 잠정적으로 1년간 휴관한다는 것은 도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변화에 대한 더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윤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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