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포스코건설 '인천철수설'

이충환

발행일 2017-11-22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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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에 근무하는 임직원만 5천명 웃돌아
현실화 된다면 당장 일자리 창출 '직격탄'
시·정치권등 사태 관망하는것 같아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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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개관한 것은 삼년 전 8월이었다. 한 해의 절반도 훌쩍 넘어선 시점이었다. 미리 편성돼 있는 예산을 갖고 그럭저럭 교육커리큘럼을 구축하긴 했으나 마음 한 구석 불안함이 남았다. 인천은 방송문화의 불모지다. 그 흔한 메이저방송사의 지방네트워크나 총국도 하나 없다. 20년 전 가까스로 iTV가 개국해 드디어 사막에도 싹이 돋나 싶었는데 2004년 말 정파된 이후로 다시 방송의 암흑기가 이어지고 있는 도시다.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뿌리를 내리기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미디어리터러시 운운하며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봐야 빈 메아리가 될 게 자명했다. 뭔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길만한 강력한 요소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시청자교양아카데미'다. 한국의 방송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저명한 인사들을 인천으로 초청하자. 그들로부터 직접 얘기를 듣고, 그들에게 직접 질문을 하고, 그들과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자.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포스코건설의 도움이 컸다. 프로그램 기획이 늦게 이뤄진 탓에 초청인사들의 강연사례비와 프로그램 운영비를 마련하기가 막막했다. 당시 인천시는 재정위기 탓에 돈 얘기 꺼낼 상황이 되질 못했다. 며칠 고민 끝에 포스코건설 이사를 만났다. 프로그램의 공익성을 설명했다. 그리고 강조했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인천시민을 위한 미디어교육기관이고, 미디어문화기관이고, 미디어복지기관이다. 그 센터가 송도국제도시에 자리 잡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포스코건설의 상징이지 않은가. 센터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이자 책임이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그램이 지금도 '시청자교양아카데미 시즌3'이란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방송기자, PD, 아나운서, 카메라감독 등이 자유학기제를 실시중인 중학교 현장을 찾아간다. 반응도 반응이려니와 보람 또한 큰 지역사회 기여프로그램이 됐다. 올해부터는 인천의 사라져가는 노포(老鋪)와 어르신들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아카이브사업 '오래된 가게-30일간의 작업'도 시작했다. 센터의 미디어제작단과 봉사단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공헌프로그램이다. 이 또한 포스코건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런 일이 계기가 돼 포스코건설과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요즈음 안타까운 소식이 들린다. 포스코건설이 인천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지구(IBD) 개발 사업파트너인 미국 게일과의 갈등이 원인이란다. 이리저리 타진해보니 아직은 소문 수준이다. 그렇지만 그런 소문이 떠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답답한 일이다. 그 깊은 속사정이야 일반인들이 알기 어렵고 굳이 알 필요도 없다. 다만 그런 일이 현실이 될 경우 초래될 결과에 대해선 솔직히 우려스럽다. 센터에 도움이 되고 아니고를 떠나 인천시민으로서 갖는 걱정이다.

IBD 개발 초기 수십억 달러의 투자유치를 약속했던 게일사의 실제 실적은 아주 미미하다. 그 갭을 메운 게 포스코건설이다. IBD에 아예 사옥을 신축했고, 2천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이곳에서 근무한다. 2010년부터 포스코 글로벌 R&D센터, 포스코플랜텍, 포스코건설엔지니어링, 포스코대우 등 포스코그룹 계열사의 이전도 잇따랐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포스코그룹 임직원 수만 5천명을 웃돈다. 인천으로 집을 옮긴 그 가족들까지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규모다. 하물며 그 상징성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일의 중심에 있는 포스코건설의 인천철수설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다. 현실화된다면 당장 일자리 창출에 '직격탄'이 된다. 송도국제도시의 공동화(空洞化)는 '안 봐도 비디오'다.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핫 이슈'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나, 인천시나, 지역정치권이나 다들 너무 느긋하게 사태를 관망하는 것 같다. 그래도 되는 것일까?

/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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