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예산국회에 바란다… 공정한 사회실현을 위한 예산심의를

이재은

발행일 2017-11-16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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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 '양극화 해소'위해
사회복지지출 확대는 필연
어느 부문·사회·지역·계층
누구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고
노력의 대가 보장받을 수 있는
'그래 이것이 나라다'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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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국정감사가 끝나고 예산국회가 시작되었다. 정부는 429조원 규모의 예산안을 제출했고 국회는 다음달 2일까지 심의를 마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일자리와 가계소득 증대, 혁신성장, 국민안전과 안보'에 중점을 두고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 지원, 아동수당 도입 등을 강조했다.

예산안은 정부의 국정운영방향을 제시하는 견적표이다. 정부가 할 일을 우선순위를 가려 선택하고 그에 필요한 지출규모를 결정한 다음 세입 예측을 바탕으로 세법개정이나 기채 방안 등을 제시한다. 따라서 예산안 심의도 세출규모와 내용이 적정한가, 재원조달방안은 적절한가를 따져야 한다. 예산안에는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책우선순위가 반영되어 있으니 야당은 조목조목 시시비비를 따지려 할 것이고, 여소야대 국면에서 예산안 심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여야에 바란다.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 해소이다. 그러니 사회복지지출의 확대는 필연이다. 벼랑 끝에 몰린 국민들의 삶의 안전을 위한 복지그물망이 촘촘하게 펼쳐져 있는지, 구멍이 뚫려 자살로 내몰리는 계층이나 부문은 없는지, 그리고 전달체계의 부실은 없는지 등을 세밀히 점검해야 한다.

예컨대 '공공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공무원 증원이 제시되고 있다. 공무원증원은 재정부담을 증가시키고 연금재정을 고갈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표피적이다. 국민들의 삶의 구석구석까지 시장경제논리가 침투하면서 가족과 공동체가 해체되고 파편화된 사회구조 속에서 시장경쟁에서 탈락하거나 도태된 사람들의 삶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가의 역할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고민해야 한다.

온갖 자연적 인위적 재해로부터 국민들의 삶의 안전을 지키고, 물적 성장의 그늘에서 인간성 파탄이 초래하는 각종 사회범죄로부터 국민의 삶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이나 경찰의 기능강화는 필연적이다. 저출산 고령화의 심화로 국가소멸 지역소멸이 거론되며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비상사태국면에서 출산·보육·교육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여 미래의 희망을 회복시켜야 한다.

예산국회의 또 다른 쟁점은 세입기반 확충을 위한 증세문제이다. 정부의 세법개정안을 보면 법인세에서 연간 이윤이 2천억원을 초과하는 거대기업에 대한 과표구간을 신설하여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과 소득세 과표구간 3억~5억원의 세율을 35%에서 40%로 인상하고 5억원 초과구간은 40%에서 42%로 인상하는 안을 포함하고 있다.

초거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여 재원도 조달하고 소득재분배효과도 높이겠다는 의미이다. 특히 천문학적 규모의 내부유보자금을 비축하고도 투자를 하지 않는 대기업에게 소득환류를 촉진시키는 조치이다. 초고소득자에 대한 과세강화는 양극화를 완화하고, 동시에 소비로 환류되지 않는 고소득층의 여유소득을 징세하여 재정지출을 통해 총수요를 증대시키려는 정책이다. 투자없는 성장,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잘못된 진단과 처방으로 작은 정부 감세정책을 추진하며 재정구조를 취약하게 만들면서도 성장기반을 구축하지 못했고, 국민들의 삶의 기반도 부실하게 만들었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개발시대의 경제전략과 경제이데올로기의 늪에서 벗어나 어떤 정책이 국민의 삶의 안전과 질을 높일 수 있는지 논쟁해야 한다.

이게 나라냐고 외쳤던 촛불시민들의 바람은 누구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 어느 부문·지역·계층이든 노력하면 그 성과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공정한 사회이다. 탄핵으로 대통령이 구속되고 민주주의의 기본마저 훼손했던 일탈된 행동으로 권력의 핵심세력이 줄줄이 구속되는 이 국면에서 여야가 보여줘야 할 것은 '그래 이것이 나라다'라는 상식적 전망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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