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연인]행복한 풍경

권성훈

발행일 2017-11-2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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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도

창밖에서 기도하는

수도원의 아침//

90대의 노수녀 둘이

나란히 앉아

기도서를 펴놓은 채

깊이 졸고 있네

하느님도 그 곁에서

함께 꿈을 꾸시네//

바람이 얼른 와서

기도문을

대신 읽어주는

천국의 아침

이해인(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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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손바닥만 한 낙엽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지난날 '남루한 길'들이 펼쳐져있다. 낙엽은 경전과 같이 고개 숙인 당신의 삶을 읽으며 빛바랜 침묵 속에서 '손바닥 경전'이 된다. 이 세상은 누구에게나 한번 뿐인 인생이라는 길을 닦는 수도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한다. 이렇게 '새들도 기도하는 세상'이라는 수도원에서 가끔씩은 '마음의 기도서'를 펴 놓고 졸아도 좋을 듯싶다. 행복이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꿈결같이 지나온 세월을 반성하는 시간이라고 한다면, 당신은 지금 '가난한 천국'에 들게 될 것이다. '하느님도 당신의 그 곁에서 함께 꿈'을 꾸기도 하고, 바람도 당신에게 다가와 '성찰의 기도문'을 대신 읽어 주리니.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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