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문화자치와 지역문화 진흥법

김창수

발행일 2017-11-2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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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 자율성 높이는 '총액예산제' 도입 시급
지역문화 특성화위한 고유 자원 평가·분석 필요
'정부, 기본방향 제시한다'는 취지로 개정 바람직


김창수-인천발전연구위원2
김창수 인천발전硏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문화 분야에서의 분권과 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가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17 문화자치연속포럼'은 전국의 문화기획자와 문화정책연구자들이 권역별로 모여서 지역문화와 문화분권의 현주소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공론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문화영역에서도 분권과 자치는 오랫동안 당위 명제처럼 여겨 왔지만, 과연 지방이 현 시점에서 '수권 능력'이 있느냐는 다소 '우울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이같은 진단은 지역의 문화현실에 대한 자기반성인 동시에 문화자치가 호락호락한 과제가 아님을 확인케 해주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열악한 지역의 현실을 문화 분권을 유예하는 근거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황폐한 지역문화 현장은 정부주도의 문화정책이 지역 문화의 자생력을 위축시켜온 결과이기 때문에 중앙정부는 더 신속히 그리고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해야, 시행착오를 줄이고 문화자치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문화분권과 자치에서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천명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의 자기결정권, 책임성, 자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주도의 정책으로는 지역문화생태계 지속성이나 창의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게 된다. 정부의 공모 사업은 지역문화의 표준화 현상을 낳고, 국립 문화 시설 유치를 둘러싼 지역 간의 경쟁을 유발하여, 정부에 대한 지역의 의존성을 높였다.

지역 문화재단의 정부 의존성을 줄여야 한다. 현재 각 시도에 설립된 문화재단은 지역의 대표적 문화지원기구이지만, 대부분 재정구조가 취약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지역 문화재단의 고유사업은 위축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위탁한 사업 비중이 늘어나면서 정부 대행기구화 하고 있다. 문화재단의 자율성을 높이고 고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총액예산제의 도입이 시급하다.

지역문화진흥, 문화분권의 주체가 지방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문화자치의 관점에서 보면 '지역문화진흥법'에 나타난 계획 수립과 시행 주체는 뒤집혀져 있다. 이 법에는 지역문화진흥의 기본계획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수립·시행·평가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지역문화의 특성화나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 등과 같은 사업의 계획까지 중앙정부가 맡아서 수립할 수도 없거니와 무엇보다 분권과 자치의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지역문화진흥 '기본계획'은 지역별로 상이한 현실을 충실하게 반영해야 하며, 지역 문화의 특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의 고유 자원에 대한 면밀한 평가와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역문화진흥계획을 지역문화계와 소통하면서 수립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권리이다. 중앙정부의 역할은 지방별 기본계획이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물론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계획은 별도로 수립되어야 하며 그 계획의 수립은 정부의 책임이자 권한에 속한다. 따라서 '지역문화진흥법' 제6조는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기본계획은 광역시도가 수립한다. 정부는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국가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기본방향'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김창수 인천발전硏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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