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기억의 밤

눈치챌 수 없는
가족이라는 '함정'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7-11-30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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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담꾼 장항준 7년만의 신작
허찌르는 반전·긴장감 매력
강하늘·김무열 연기 앙상블
'신파적 결말'은 다소 허탈감

■감독 : 장항준
■출연 : 강하늘, 김무열, 문성근, 나영희
■개봉일 : 11월 29일
■미스터리추적스릴러 / 109분 / 15세 이상


기억의밤 포스터4
고풍스러운 단독 주택, 결코 열어선 안되는 작은 방, 지나치게 완벽한 가족. 잘 짜인 연극 같은 설정이 지켜보는 관객의 긴장감을 배로 높인다. 이야기의 흐름은 거침없고, 전반부 곳곳에 깔린 복선과 허를 찌르는 반전도 빈틈이 없다. 충무로 이야기꾼이라는 별칭이 괜한 것이 아니었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 '끝까지 산다', 드라마 '싸인' 등 독창적 스토리와 연출로 인정받은 장항준 감독이 7년 만에 신작을 선보였다. 그것도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스릴러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미스터리와 추적을 붙였을까 싶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의도를 꽤 명확히 알 수 있다.

스릴러가 '원칙'으로 삼아야 할 서스펜스는 영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다. 충무로의 재간꾼 답게 장 감독은 여기저기 관객을 홀리는 장치를 설치했다. 이 장치들에 시선을 뺏긴 관객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이야기에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이는 반전을 위해 곳곳에 던져 둔 복선의 장치와 같은 방식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기 애쓰고 추리의 퍼즐을 맞춰보려 노력하는 관객에겐 굉장한 재미가 된다. 또 쫓고 쫓기는 관계가 서로 뒤엉키며 만드는 추적신도 긴장감을 높이는데 한몫 한다.

이야기의 뼈대는 '가족'이다. 자상한 부모님과 다정한 형, 그런 가족을 사랑하는 동생. 이상하리만큼 완벽해서 오히려 걷잡을 수 없는 의심이 피어오르는 가족이 등장한다.

가족을 의심하는 것만큼 심박수가 치솟는 설정이 또 있을까. 장 감독은 아주 영리하게 '가족'의 설정을 다양한 형태로 변주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진석'과 '유석'을 연기한 강하늘과 김무열은 다양한 연기 톤을 가진 배우 답게 '미스터리'한 인물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다. 절친으로 알려진 두 배우는 '친목'만큼 이물감 없이 조화로운 앙상블을 선보여 관객이 영화 속에 빠져드는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상영시간 내내 한치의 쉼도 없이 이야기가 몰아치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 하지만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결론 속의 '가족애'는 요즘의 것은 아니다. 결말에 이르러 다소 신파적인 장면들이 삽입됐고 약간의 허탈감을 안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한국형 스릴러를 잘 구현했고 이야기는 완벽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주) 키위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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