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문화거점을 꿈꾸다·(3)동네 책방은 소중한 마을 자산]개성만점 '소통공간' 삶의 한 페이지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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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만난 인천 계양구의 '동네책방 산책' 홍지연 책방지기는 "동네 책방을 소중한 마을 자산으로 여겼으면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베스트셀러 중심 운영 탈피
독립서적·그림책등 다양화

대관 쉬워 독서모임등 애용
아이들 약속 장소로도 인기
"공동체 구성원 대우 큰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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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도 최근 각자 다른 매력으로 무장한 개성 있는 동네 책방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있다.



옛날 동네 서점이 중·고교생 학습 참고서나 잡지, 베스트셀러 등을 주로 취급했다면, 최근 들어 인천에 나타나는 동네 책방들은 이런 책을 거의 취급하지 않고 책방 주인의 취향에 따라 책꽂이를 채우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출판사가 소화해내지 못하는 색다른 기획에서 출발한 독립출판물을 주로 취급하는 서점이 있는가 하면, 그림책이나 미술·디자인 서적을 중심으로 꾸미거나 아니면 그때그때 사회적 이슈에 맞춰 서가를 배열하는 서점도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문을 연 인천 계양구의 '동네책방 산책'의 경우는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누구나 마음 편히 책을 만져보고 읽을 수 있는 '배다리 헌책방'처럼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발한 서점이다.

이 책방의 운영자는 자신을 '책방지기'로 소개하는 홍지연(43)씨로 그는 인천 중구 유동에서 태어난 인천 토박이다.

홍씨는 어린시절 집 가까이 배다리 헌책방에서 책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무슨 책을 읽었는지는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배다리 헌책방에서 만난 책을 통해 많은 위안을 받았다.

그런 부채의식 때문일까? 그는 40살이 되면 나도 책방을 열겠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고, 결혼 후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자 책방을 열기로 결심하며 2년여의 준비 끝에 책방을 열었다.

마침 1주년을 맞아 그에게서 책방 주인으로 1년을 보낸 소감과 바람을 들었는데, 그는 "무엇보다 동네 책방을 소중한 동네(마을) 자산으로 여겼으면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책방을 소중한 동네 자산으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러한 동네 책방들이 과거와는 달리 공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택가 한복판에 간판도 없이 책방 문을 연 지 불과 1년여 만에 책방이 마을 사람들의 소통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등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매달 정기적으로 청소년·초등학생·주민 독서모임이 열리고 있다. 그리고 각종 모임을 이곳에서 열 수 있냐는 문의도 자주 들어온다고 한다.

주민센터 등의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모임방 등의 경우 까다로운 대관 신청 절차 등을 거쳐야 하다 보니 이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민간 영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 홍씨의 생각이다.

꼭 거창한 목적이 아니어도 지금 책방은 놀이터에서 놀던 어린 아이들이 잠시 더위나 추위를 피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마을 아이들의 약속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는 "최근 한 아이가 부모님께 책을 선물하겠다고 책을 고르러 온 경우가 있었는데, 책방을 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러한 것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책과 접하다 보니 생기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했다.

그는 동네 책방이 현재 공적 역할을 하는 만큼 행정의 영역에서 이러한 자산을 지키고 가꿔갈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과 부산 등의 지자체는 헌책방과 동네 책방 운영자들을 위한 '학교'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그는 "동네 책방을 마을의 자산으로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책방 주인에게는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이 기사는 경인일보와 인천문화재단이 협력해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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