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연인]12월의 일

권성훈

발행일 2017-12-0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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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할까

북쪽에 끝에 섰으니//

12월에 무엇을 할까

긴 투병기 같은

마른 덩굴을 거두어들이는 일 외에//

꺾인 풀

왜소한 그늘

흩어진 빛

가는 유랑민//

그러나

새로이 받아든 동그란 씨앗

대지의 자서전

문태준(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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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마지막 달력으로 남은 한 해의 끝이 위태롭게 붙어있다. 여기서 무엇을 할까라는 저마다의 생각은 그 만큼의 부피를 매만지게 한다. 누군가는 "긴 투병기 같은/마른 덩굴을 거두어들이는 일 외에"없다고 하지만 잔뿌리 같은 시간을 천천히 돌이켜 보면 할 일이 있다. 당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풀을 꺾듯이 상처로 그늘이 되어 흩어진 빛을 만들었다면 그 영혼은 '유랑민'처럼 떠다니고 있을 것이다. 이것을 위로해 주는 것이 다시는 오지 않을 막다른 '12월의 일'이라면 대지의 사랑과 같이 가슴에서 가슴으로 '동그란 씨앗'을 품어라. 반드시 꽃이 피고 푸르게 열릴 것이니.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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