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로봇세'

김신태

발행일 2017-12-04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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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이미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어
공감대 이끌어내기 위해 '稅도입' 논의 필요
다만 정부 발표대로 '인간 중심'은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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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마이크로소프트사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올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봇세'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수입에 소득세, 사회보장세 등을 내고 있는 만큼 '로봇'도 동일한 일을 할 경우에는 이와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로봇에게도 세금을 부과해 세수 부족을 보충하는 동시에 사회가 로봇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와 사회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로봇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의회는 올해 2월 로봇에게 '특수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 전자인간'의 지위를 부여하자고 의결했다. 로봇에게 세금을 도입할 법적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이에 대한 논의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금 세계 각국의 연구소들은 향후 '로봇'과 '자동화' 때문에 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46개 국가와 800여 개 일자리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향후 13년간 세계 노동력의 5분의 1인 8억 명이 '로봇'과 '자동화'로 인해 실직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연구소는 새로운 일자리도 5억5천500만~8억9천만 개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노동자의 8~9% 가량이 새로운 일자리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소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로봇의 영향을 받는 만큼 모두 변해야 하고 새롭게 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각국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도 2025년 국내 직업종사자의 61.3%가 AI·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세청이 최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국세행정 발전 논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한 대학생은 '로봇세'를 도입해 실업자에게 도움을 주자는 아이디어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 대학생은 '우리나라 로봇세 도입 방안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로봇세'를 거둬서 로봇 사용의 확대로 일자리를 상실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을 해외 사례를 통해 검토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로봇세' 도입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로봇은 이미 인천공항에서 관광객을 안내하는 등 우리 일상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와 관련한 논의는 이제부터라도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런 논의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 올 충격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로봇제조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로봇세'에 대한 논의는 필요해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말 '혁신성장을 위한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공장 무인화, 노인 간병·간호의 로봇 담당 등 정부가 목표로 세운 2022년의 미래상이 담겨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로봇세' 도입을 위한 연구와 논의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자.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부가 발표한 대로 '사람 중심', 즉 '인간 중심'의 사회는 쭉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신태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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