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렴, 그 길 위에 서다

고춘기

발행일 2017-12-12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고춘기 송내동장
고춘기 동두천시 송내동장
중국 명나라 때 '우겸'이라는 관리가 있었다. 그는 우청천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소신 있는 판단으로 일관되게 직무를 수행하는 관리였다.

그러던 그가 수도 난징에 올라 올 기회가 있었다. 당시 지방의 공직자가 수도에 올라올 때는 최소한 특산품 정도는 들고 가서 중앙 고관들에게 상납하는 것이 관례였다.

"특산품이라도 가져와서 권세가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라고 '우겸'의 한 친구가 충고하자 '우겸'은 태연히 이렇게 말했다.

淸風兩袖朝天去 (청풍양수조천거) 免得閭閻話短長 (면득여염화단장)

"두 소매에 바람만 넣고 천자를 뵈러 가서 백성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은 면하리라."

뇌물 대신 바람을 소매에 넣고 간다는 '청풍양수'(淸風兩袖)라는 고사성어가 여기서 유래했다.

동두천시는 2017년 새내기 공무원을 맞이했다. 매년 그렇듯 젊고 패기 있는 후배들의 당찬 모습을 보니 신선하고 흐뭇하다. 환영의 박수로 축하해주고, 잠시 본인의 첫 시작의 길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공직자의 길, 어깨에 사회인으로서의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공복으로서의 자부심과 각오의 배낭을 메고 첫 길을 떠났다.

공직자의 소신과 헌신의 자세로 업무에 충실하고자 수많은 선후배와 동료들이 그 길에 함께 했고, 본인은 그것이 공직자 본연의 모습이라고 여겼다.

우리는 굳이 누군가가 지적하지 않아도 공직자로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고 행동한다고 설득하며 걸어 온 길이었고, 그 길 위에 마땅히 '청렴'은 공직자의 절대적인 가치라는 신념으로 함께 했다.

잠시 길을 멈춰 부단히도 걸어 온 길을 둘러보니, '청렴'은 급속한 시대의 변화와 더불어 더욱 강력해진 속성을 가진 존재로 마치 호위무사처럼 길가에서 외부의 매서운 바람을 막아주고 있었다.

'청렴'이라는 단어는 이제는 예전의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다. 공직관 필수 요소는 물론이고, 한 국가의 국민성 나아가 그 국가의 국가경쟁력을 판단하는 기본 전제가 됐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는 2006년 이후 매년 부패인식지수 발표로 청렴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부패방지법'과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 법)등의 제정을 통해 국가청렴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

공직 사회와 국가 전반을 아우르는 청렴에 대한 명확하고 단호한 공직 문화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물론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 통제의 방법에 대해 수많은 논의와 적용, 그리고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일 것이다.

스스로 그 내적 통제의 근본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색하고 내재화하여야 한다는 공직자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

내적 통제의 근본에 대한 가르침은 '우겸'의 고사성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청렴의 바탕이자 근원인 민초를 사랑하는 '애민 정신', 이것이 우리가 내재화해야 할 통제의 근본 가치인 것이다.

너무 당연해 볼 수 없었고, 멀리 있어 잡히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민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갖춰야 한다. 공직자로서 애향과 애국을 위한 길은 공직 문화 정립이다.

/고춘기 동두천시 송내동장

고춘기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