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연인]허물

권성훈

발행일 2017-12-1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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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삶은 다 보이는데 내 삶은 보이지 않네

남의 죽음은 다 보이는데 내 죽음은 보이지 않네

그것 참 남의 허물은 다 보이는데

내 허물은 보이지 않네

조오현(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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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거울이나 사물에 비춰진 모습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타인의 눈을 통해 살아 있음을 검증받는다. 남이 있지 않으면 나도 존재하지 않으며 세상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삶이라는 놀이 속에 던져진 우리는 남과 더불어 자기를 촉발시키면서 성장과 쇠퇴를 경험한다. 그러는 동안 "남의 삶은 다 보이는데 내 삶은" 등 뒤로 가려지고 눈앞에 보이는 남의 삶을 좇아간다. 자신은 영원한 삶을 사는 것과 같이 "남의 죽음은 다 보이는데 내 죽음"을 알지 못하고 헛물만 마시면서 죽어간다. '그것 참' 오늘도 "남의 허물은 다 보이는데" 지혜 없는 "내 허물"은 만질 수도 없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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