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성근습원: 본성은 서로 가깝고 습관은 서로 멀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7-12-1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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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은 저마다의 습성이 있는데 습과 성을 구분하여 말해볼 수 있다. 습(習)은 후천적으로 자기 몸에 배어 관성이 붙은 생각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성(性)은 타고난 본래의 성품이나 성질을 뜻한다. 색깔이 하얀 천에 검은 물감을 들이면 천이 검어지고, 방안에 향을 매일 피우면 방에 향내가 밴다. 애초에 비슷한 성질에서 시작하여도 무엇에 훈습되느냐에 따라 천의 색깔이 달라지고 그 방안에 향기가 달라지니, 애초에 타고난 성질은 후천적인 습관에 의해 서로 달라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다양한 현실세계는 서로 달라져온 습관이 누적된 세월을 이야기해준다.

이 세계의 현실이 후천적인 습관에 의해 서로 다른 모습과 성질로 변해있다고 할 때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 더욱 깊숙이 공유할 수 있는 지반은 서로 가까운 선천적 성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매일 싸움으로 점철된 역사에서 끊임없이 인간의 선천적 유사성 내지 동일성을 이야기하는 철학이나 종교가 있어왔다. 인간이 믿고 희망하는 선천적 동일성은 다분히 이상적이지만 어찌 보면 우리가 언젠가는 만나야할 궁극적인 자리가 될 수도 있다. 단적으로 같고 다름의 동이(同異)가 아닌 멀고 가까움의 원근(遠近)은 현실에서 이상으로 이상에서 현실로의 양방향의 통로를 열어둔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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