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강철비

갈 데까지 가본 '분단 시나리오'
이 엔딩,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까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7-12-14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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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감독 '10년 담금질'
한반도내 핵전쟁 위기 배경
진정한 평화란? 고민 기회

정우성·곽도원 연기 '불꽃'
김갑수·김의성 조연도 빛나

■감독 : 양우석
■출연 : 정우성, 곽도원, 김갑수, 김의성, 이경영, 조우진
■개봉일 : 12월 14일
■첩보액션블록버스터 / 140분 / 15세 이상


지난 가을, 북한의 계속된 핵실험과 도발로 남북간, 북미간 대립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소설가 한강이 뉴욕타임즈에 쓴 기고문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논쟁과 별개로, 작가의 한마디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시민의 공감을 얻었다. "미국이 전쟁을 언급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

그렇다. 한반도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강철비1

얇은 철조망 하나를 가운데 두고 오랜 시간 전쟁을 쉬고 있을 뿐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던 세대가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또 자식을 낳고 낳는 동안, 서로의 영역을 최대한 침범치 않으려 경계한 끝에 지금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강의 글에서처럼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나, 겪지 않은 세대 모두 불안을 표출하지 않을 뿐이지, 늘 가슴 한구석에 서늘한 위기의식을 품고 산다.

14일에 개봉하는 영화 '강철비'는 한국민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위기의식을 두드리는 남북첩보영화다. '강철비'라는 제목은 감독의 속뜻을 알고 보면 간담이 서늘하다.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데, 'Steel Rain'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클러스터형 로켓 탄두로 실제 핵무기다.

강철비2

살상 반경이 너무 커서 전세계 140여개국 이상이 사용 금지 협약을 맺은 무기다.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무시무시한 이름의 무기를 제목으로 사용한 데는 남과 북을 둘러싼 현재의 정황에 대해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무서운 상황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중의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설정은 신선하지만 많은 이가 우려하는 있을법한 것이다.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 쿠데타 공모세력을 처단하라는 지시를 받고 개성공단으로 향한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는 미군의 MLRS, 이른바 '스틸레인'이 개성공단에 살사돼 민간인 살상이 일어나는 현장을 목격한다.

강철비

아비규환의 상황 속에서 엄철우는 치명상을 입은 북한 권력 1호를 발견하고 그를 데리고 긴급히 남한으로 넘어온다. 남한으로 피신한 곳에서 남한의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을 만나게 되고, 한반도에 벌어질 핵전쟁 위기를 막기 위해 두 철우가 고군부투한다.

두 철우를 연기한 정우성과 곽도원의 합도 영화를 이끄는 강력한 무기다. 이미 영화 '아수라'를 통해 합을 맞춘 두 배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이름만 같은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 속에서 전쟁을 막고자 하는 민족적 동질감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이다.

또 북한의 정찰총국장 역을 맡은 김갑수와 남한의 현직 대통령 역을 맡은 김의성, 차기 대통령 후보 역을 맡은 이경영 등 대한민국 최고 배우들이 한반도 위기를 좌지우지 하는 정치가로 변신해 굵직한 존재감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10여 년에 걸쳐 남과북의 정치적, 군사적 배경을 조사해 치밀하게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양 감독은 "강철비가 우리 모두 고민해볼 수 있는, 생각해볼 수 있는, 상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new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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