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문화거점을 꿈꾸다·(7)조성웅 유유출판사 대표가 들려주는 1인 출판]꾸준히 책읽는 사람 타깃… 혼자서만 하는 작업 아냐

시작부터 끝까지 협업 중요
엄밀한 의미 '1인출판' 없어
가장 잘하는 분야 선택해야

무형의 생각 구체화 결과물
누구나 가능한 최고의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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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청라국제도서관에서는 1인 출판과 관련된 강의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 '1인 출판사의 롤 모델', '1인 출판계의 스타'로 불리는 조성웅 유유출판사 대표가 나와 진행하는 강의였는데, 평소와 달리 30명 가까운 참가자가 모여 1인 출판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성웅 (1)
조성웅 대표
2012년 첫 책을 낸 유유출판사는 글쓰기 안내서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동사의 맛', '쓰기의 말들'을 비롯해 68종의 책을 펴냈다. 업계는 물론 책을 꾸준히 자주 읽는 독자들 사이에서도 "유유의 책은 믿고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이날 조 대표는 출판의 처음과 끝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하며 '책 만드는 일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에 대한 이야기와 약간의 성공 비결을 들려줬다.

그는 먼저 "책을 만드는 일보다 더 좋은 일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책을 만드는 일이 세상 최고의 직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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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릭아트
책이라는 물건이 아무것도 없는 무형의 생각에서 출발해, 마지막 물성을 지닌 결과물이 나오고, 또 독자들의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상품인데, 이 일은 책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일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현대 사회의 직업, 노동은 대부분 분절돼 있지만, 편집자의 일은 그렇지 않다"며 "시작과 끝이 다 내 손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1인 출판사'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주 특별한 독립 출판물을 제외하면 책은 절대로 혼자 만들 수 없는 상품이며 협업의 결과물이다.

그는 "처음 단순한 아이디어가 마지막 물성을 가진 책으로 출판되기까지 편집자가 수많은 사람과 만나 소통해야 한다"며 "단지 사무실이라는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지 않을 뿐이지, 1인 출판이란 없다"고 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분류에서는 1인 출판사를 직원 4명 이하 규모로 대개 출판사 대표가 직접 기획, 필자 섭외, 원고 청탁, 편집, 디자인, 제본, 배본 및 유통과 홍보 등 출판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출판사로 정의한다.

유유출판사는 이제는 외부의 도움 없이 책을 펴낼 수 있을 만큼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그는 이같이 자리를 잡게 된 것에 대해 그가 생각한 이유를 들려줬는데 요약하면 이렇다. 불특정 다수가 많이 찾는 책이 아니라, 꾸준히 책을 보는 사람을 타깃으로 책을 내고, 또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골라야 하며 디자인도 꽤 중요하게 생각하고 책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시작 전부터 함께한 디자이너와는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자신도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던 만큼 책을 내는 일을 누구나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도 30살이 되기 전까지는 자신이 책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대학에서는 중국어를 전공했고, 영화감독을 꿈꾸다 방송사 외주제작사에서 조연출로 일했다. 외주제작사를 그만두고 방황하다 출판사에 입사했고 생각의 나무, 김영사, 돌배게 등의 출판사를 거치며 열심히 일하다 보니 창업에 이르게 됐고 지금처럼 자리 잡았다.

최근 1인 출판사가 많아지며 성공을 거두는 출판사도 그렇지 않은 출판사도 많은데, 그는 "창업에 나서기 전에 시간을 두고 연습해보며 꼼꼼히 준비하라"는 조언도 했다. 그는 창업 전 3년의 연습 기간을 뒀다고 한다.

그는 끝으로 "대형 출판사 이외에도 1인 출판사가 펴낸 책들도 좋은 책이 많다"며 "서점에서 자주 책을 찾아 달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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