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경의 노래로 본 사자성어 세상]동상이몽(同床異夢)

고재경

발행일 2017-12-18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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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동상이몽(同床異夢)은 같은 침상에 자면서 각자 다른 꿈을 꾼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품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상이몽은 특히 남녀 연인 사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소냐가 부른 곡목 '동상이몽'(작사:김영아 작곡:Dick Lee) 노랫말에 등장하는 화자는 여성이다. 그녀는 자신의 연인과 진정한 사랑을 나누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연인은 기계적인 사랑만을 추구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오늘밤' 그 남성은 그녀의 가슴 품에 들어오며 '짧았던 사랑'의 순간을 남긴 채 '긴 잠'을 청한다. 그러나 그가 꾸는 꿈속조차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녀 이외의 '또 다른 그녀'가 그의 꿈을 지배하는 '주인'일 것이라며 화자는 그를 원망한다. 눈 깜짝 할 찰나의 사랑을 쟁취한 그이지만 '오늘까지도'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녀는 연인의 사랑을 허위이자 가식이며 위선으로 간주한다.

화자는 자신의 연인으로부터 사랑의 언약을 확인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연인은 사랑의 확신이 없다. 연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녀는 단지 자신을 스쳐간 수많은 여인들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자는 자신의 연인 '뒤에 설 그림자'에 불과할 뿐이라며 통렬히 자학한다. 이 같이 화자가 자신의 연인을 증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가슴 한 켠에 연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여전히 품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희미한' 연인을 찾아 나설 것임을 암시하며 동상이몽을 꾼다: '미워할 수 있는 나를 기도하면서/널 또 다시 ㅤ쫒는 나를 봐줘'.

하이디가 부른 곡목 '동상이몽'(작사:강은경 작곡:정원재) 노랫말에도 동상이몽의 예가 뚜렷이 대비되어 나타난다. 화자인 '나'와 연인인 '너'는 이별의 종착역에 서 있다. '나'는 별리의 '쓰디쓴' 밤을 쓰디쓴 블랙커피를 마시며 아픔을 홀로 달래고 있다: '넌 이밤 그와의 통화를 위해서 잠 안오게 마셨니'. 즉 두 연인은 커피를 같이 마시는 행동을 취하고 있지만 각자 속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다. 헤어지는 날 저녁을 사는 이유도 저마다 상이하다. '나'는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고 싶어서 저녁을 사려한다. 그러나 '너'는 '마지막으로' '나'에게 '미안해서' 오히려 저녁을 사는 게 아니냐고 화자는 돌직구를 날려버린다.

마지막 이별을 고한 후 거리에 서 있는 행위도 서로 마음 속 생각이 다르다. '나'는 '너를 잃는단 허무한 마음에'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거리에 서 있다. 그러나 '너'는 누군가가 자신을 데릴러 올 '차를 기다리기 위해' 서 있다. 또한 '나'는 '너'를 위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만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너'의 '주변정리 속에' 일방적으로 끼게 된 것을 뒤늦게 알고 후회한다. 결국 '나'와 '너'는 상대방에 대해 각각 '추억'과 '과거'라는 서로 상반된 기억으로 남으며 동상이몽을 꾼다: '나에게는 넌 추억 너에게 난 과거/서로 다른 기억 속에'.

같은 처지와 입장에 놓여 있지만 저마다 딴 생각을 하게 되면 공동선을 달성하기가 힘들어진다. 어떤 경우이든 동상이몽은 상호 불신을 낳고 구성원간 불협화음을 유발한다.

/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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