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인천 아리랑

임성훈

발행일 2017-12-21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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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수감자들 강제노역 지친몸 달래던 노래
‘잔치마당’ 단원들 영화음원 역추적 악보 복원
26~28일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연주 앞둬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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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문제1: '아리랑'과 '쓰리랑'의 엄마는 누구인가?

힌트, 진도아리랑의 노랫말 속에 정답이 있다. 노랫말 중에 '아리랑'과 '쓰리랑'은 '아라리'가 낳았음을 암시(?)하는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정답은 '아라리'다. "아리랑, 쓰리랑, 아라리가 낳네(났네)". 아리랑과 쓰리랑을 아라리가 낳았다고 하지 않는가. '났네'를 '낳네'로 읽는, 즉 우리말의 '동음이의'(同音異義) 현상을 해학적으로 적용한 유머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아재개그의 원조 격이라고 할까?

이처럼 문법 다 무시하고 단지 동음이의어로 히트를 친 유머로는 '덩달이 시리즈'가 있다. '덩달이 시리즈'를 기억하는 세대라면 같이 한번 웃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해묵은 유머를 한번 꺼내 보았다.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정선아리랑 등 우리나라에는 지역에 따라 가사와 리듬이 다른 아리랑이 50여 종류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인천 아리랑은 생소하다. 기자 또한 서양 음악에 이어폰 꽂을 줄은 알아도 인천 아리랑은 들어볼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런데 얼마전 인천 아리랑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생판 본 적 없는, 음표와 박자, 화음까지 완벽하게 표기된 오선지 악보도 입수(?)했다.

인천의 전통예술 공연단체인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공연소식이 계기였다. 이 공연은 '인천아라리'라는 이름으로 오는 26~28일 인천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열리는데 잔치마당이 '인천 아리랑'을 연주한다는 소식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인천 아리랑이 무대에 오르게 된 배경이다. 바로 얼마전 개봉한 영화 '대장 김창수'가 세월에 묻혀있던 인천 아리랑을 무대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잔치마당 측의 설명은 기자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영화에서는 청년시절의 백범 김구선생이 인천감옥소에서 수감생활을 할 때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철도 공사에 강제동원돼 노역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 인천 제물포 살기 좋아도~, 왜인 위세로 못살겠네~"

수감자들이 곡괭이질을 하며 지친 몸을 달래고자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가 바로 인천 아리랑이다. 영화를 본 잔치마당 단원들은 곧바로 영화에 나오는 인천 아리랑의 음원을 역추적했고, 오래전 호머 헐버트 박사가 인천 아리랑을 채보해 기록으로 남겨놓은 사실을 알아냈다. 헐버트 박사는 조선 말기와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쓴 미국 감리교 선교사이자 교육자로 "한국인에게 아리랑은 쌀과 같은 존재"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기록을 토대로 김영임 명창의 앨범에서 인천 아리랑을 찾아내 음원 대조작업을 거쳐 인천 아리랑을 악보로 복원한 것이다. 잔치마당은 공연에서 오리지널리티에 충실한 전통 버전과 재즈를 가미한 퓨전 버전 등 2곡의 '인천 아리랑'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아리랑에서 기껏해야 유머나 떠올리는 기자의 인식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가 인천 아리랑 악보의 음표 하나 하나에 깃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기왕 '아리랑'과 '쓰리랑'의 엄마를 찾는 문제로 글을 시작했으니 2번 문제를 내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려 한다. '문제 2: 아리랑과 쓰리랑의 아빠는 누구일까?'

/임성훈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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