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혹약재연: 때로 도약을 해보면서 연못에 있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7-12-2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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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늘 대학입학의 문제와 더불어 각계각층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다. 큰 틀에서 보면 이 둘은 긴밀하게 연결된 문제이다. 어떤 의미로든 어렵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재난·빈곤·질병 등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런 어려움에 관심과 배려를 베푸는 것은 좋지만 이런 종류의 어려움은 일시적인 관심과 배려에 의해 해결되는 성격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국가 혹은 사회의 복지체제에 관한 문제이다. 복지체제를 어떻게 그려서 시행하는가는 현재를 포함하여 향후 대한민국에서 태어날 모든 아이들의 인생계획표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한 나라 청소년의 진학을 포함한 인생계획은 그 나라의 복지체제와 연관되며 복지체제를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의해 현실적으로 고통당하고 있고 앞으로 당할 사람들에 대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다들 자식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혈안이 되고 그것을 중심으로 사회의 모든 정신적 물질적 비용이 드는 지금과 같은 시스템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주역의 혹약재연(或躍在淵)이란 문구가 있다. 용이 하늘에 오르는 필요성과 당위성은 비를 내려주는데 있다. 그러므로 모든 용이 하늘에 오를 필요는 없다. 올라가서 날기를 좋아하고 또 잘 날아서 구름을 일으켜 비를 내릴 수 있는 용들만 올라가면 될 일이다. 그 대신 올라가지 않는 용들에게도 기본적으로 지낼 수 있는 연못(pool)은 필요하다. 이런 아이디어가 혹약재연(或躍在淵)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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