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과 인천·(9)환경오염 주범 미군기지]머물렀던 곳마다 발암물질로 뒤범벅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17-12-26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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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마켓·문학산 등 상태 심각
일부 고엽제 유출 의혹 제기도
지역사회 '원인자 부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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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가 평택으로 이전하면 사실상 인천에서 미군부대가 완전히 떠난다. 하지만 미군기지 환경오염은 그 땅을 돌려받을 인천시민에게 여전히 위협적인 문제로 남는다.

시민들은 토양과 지하수가 유류, 맹독성 발암물질로 심각하게 오염된 캠프마켓을 미군이 정화해야 한다는 '원인자 부담원칙'을 요구하고 있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공동 환경평가절차에 따른 환경조사 결과, 캠프마켓 토양에선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류와 유류, 중금속을 비롯한 각종 오염물질이 다량 발견됐다. 지하수 오염도 확인됐다. 앞서 2012년과 2014년 환경부가 민간단체와 공동으로 캠프마켓 주변지역 환경오염실태를 조사했을 때도 유류와 다이옥신류가 검출됐다.

특히 국내에는 아직 기준조차 없는 다이옥신류 유해물질이 큰 위협이다. 다이옥신류 물질은 독성이 강해 암을 유발할 수 있고, 동물의 지방조직을 통해 축적돼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인체에 들어올 수 있다.

도심 주요지역을 미군기지가 차지했던 인천은 주한미군의 군수보급기지였다. 미군의 각종 군사장비나 군사시설을 운영하기 위한 기름이 인천항으로 들어와 전국의 미군부대로 보급됐다.

주한미군에 복무했던 미국인 퇴역군인 필 스튜어트(Phil Stewart)는 2011년 인천을 찾아 부평미군기지에서 미군의 고엽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캠프마켓에는 주한미군 폐품처리장(DRMO)도 있었기 때문에 오염 우려가 더욱 심각하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미군부대로 인한 환경오염은 부평만의 문제가 아니다. 1970년대 중반까지 미군 유류저장시설이 설치돼 있던 문학산 일대 토양과 지하수도 오염된 것으로 한국환경공단이 2014~2015년 조사한 결과 확인됐다. 군부대 이외에 화학물질 오염요인이 없는 문학산 일대에선 당시 공업지역 토양오염 기준의 3배가 넘는 벤젠이 검출되기도 했다.

문학산 인근 오염된 땅에서는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됐고, 지하철(수인선)이 깔렸으며,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인 옥련국제사격장이 들어섰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미군 유류저장소를 관리하던 미군부대가 있던 자리인 용현동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도 유류오염 토양이 발견됐다.

오염의 원인이 미군부대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관할 기초단체인 인천 남구와 아파트 시행사는 정확한 오염원을 밝히지 못했다.

미군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미군기지에서조차 환경오염을 책임지고 처리하거나 정화비용을 부담한 사례는 거의 없다. 캠프마켓 반환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 인천시 또한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선 유독 소극적이다. 그러나 미군기지 오염정화의 '원인자 부담' 목소리는 인천 지역사회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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