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겸 서울대 교수가 말하는 '평창의 성공 조건']누굴 위한 올림픽인가? 답은 미래세대

김유겸 기자

발행일 2018-01-02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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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칼럼-김유겸 교수
김유겸 서울대 교수
국민들의 무관심, 넘어야 할 가장 큰 산
대상 좁혀 유소년들에게 집중해야 할 때
올림픽 가치 전해줄 '스토리' 개발해야


주변 사람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이름이 뭐냐고 한번 물어보시라.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안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단한 스포츠 팬이거나 스포츠 관련 직업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제 겨울 두 달도 남지 않은 평창올림픽에 도무지 국민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평창올림픽은 준비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이러한 국민들의 무관심이다. 사실 이러한 무관심에는 이유가 있다. 유치과정부터 유치의 필요성과 실익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었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 때문에 출발부터 유치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또한 아시안게임 등 최근 국내에서 열린 대규모국제 스포츠 이벤트들의 경제적 실패로 인해 국제스포츠 이벤트 주최에 대한 반감이 폭넓게 형성되었다.

따라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무관심은 이유 있는,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한 평창올림픽의 성패는 강원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가 걸려있는 중차대한 일이다.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지만 평창 올림픽의 실패가 우리나라에 미칠 악영향을 예측하는 것은 그동안의 선례를 살펴보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14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은 54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으나 이러한 투자에 걸 맞는 효과를 거두지 못해 빚더미에 앉았고, 1998년 나가노 대회도 대회 후 12조원이 넘는 적자를 떠안게 되었다.

12조원은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통일부의 1년 예산을 합친 것 보다 많은 액수다. 2004년 그리스 하계올림픽 실패는 그리스 국가채무상환불능(디폴트) 사태의 주요 원인중 하나로 꼽힌다. 잔치를 잘못 열어서 패가망신한 것이다. 사실 남의 나라 이야기까지 갈 것도 없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인천시는 광역자치단체 최초 재무상환불능 사태를 간신히 피했다. 이렇듯 올림픽의 실패는 적당히 손해 좀 보고 넘어갈 수 있는 성격의 일이 아니다.

지금 평창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러한 국민들의 자포자기로 인한 외면을 극복하는 일이다. 모든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 없이 올림픽이 성공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게다가 이러한 관심과 성원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있고 없고 그 자체가 올림픽의 성공과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흑자를 거두었다고 해도 국민들이 좋아하지도 않고 지원하지 않는 올림픽을 성공한 올림픽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에 경제적으로 많은 희생을 치렀다 할지라도 그 나라 국민들이 애정을 가지고 보람을 느꼈다면 성공한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평창올림픽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마케팅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좋은 대화 되려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지 분명해야 한다. 대화 상대가 공감할 수 있는 목적이어야 말이 통할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분석해 보면 이번 평창올림픽의 의미가 무엇인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미디어콘텐츠를 분석해 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평창올림픽 마케팅 키워드는 "입장권 판매", "D-Day ???일", "공식온라인스토어 오픈", "항공부문 공식파트너 협약식" 등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평창올림픽을 통해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또 이런 메시지가 전달된다고 한들 평창 올림픽을 치르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도 알 수 없다.

뚜렷하고 의미 있는 목적을 세우기 위해서는 마케팅의 대상이 분명해야 한다. 마케팅 대상을 분명하게 하지 않는 것은 누구한테 말하는지 모르면서 아무 말이나 해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누구한테 말하는지도 모르고 허공에 대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정보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기한테 하는 이야기도 아닌데 왜 귀한 시간을 누구한테 하는지도 모를 혼잣말에 귀를 기울이겠는가?

지금까지 평창올림픽 마케팅은 전 국민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해왔다. 이는 전형적인 매스마케팅(Mass Marketing)이다. 모두를 설득하려고 하다가 누구도 설득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은 방법이다.

남은 시간도 없거니와 지금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다. 대상을 좁히고 분명히 하고 목적과 스토리를 최적화해야 한다. 일단 전 국민이 아니라 미래세대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최대관심사는 유소년이다.

올림픽의 유산도 결국 유소년들의 몫이고, 올림픽에 들어간 막대한 비용도 올림픽이 미래세대인 유소년들에게 의미 있는 일이 될 수만 있다면 아까운 비용이 아니라 현명한 투자가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중요하게 될 가치를 올림픽이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면 성공한 올림픽이 아닐까? 올림픽은 전 세계인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매우 귀한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이런 기회를 놓쳐서야 되겠는가? 지금이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올림픽을 통해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전달하기 위한 스토리를 개발하는 아이들을 위한 "미래 올림픽"을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한다면, "성공한 올림픽", 가능할 것이다.

/김유겸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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