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미디어교육의 즐거움

이충환

발행일 2017-12-27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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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은퇴자의 ‘치매노모 일생’ 국무총리상
40대 아빠의 드론 영상콘텐츠 공모전 대상
기분좋았던 한해… 기대하시라 내년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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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
김○○ 씨는 60대 중반의 은퇴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다. 얼마 전까지도 현역으로 뛰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엉뚱하게도(?) 영상공모전 시상식장에 섰다. 지난달 13일 서울에서 열린 '2017 시청자미디어대상' 시상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주최한 이날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어머니, 더 사셔도 돼요'로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60∼70대 육남매는 매주 토요일, 인천의 한 요양원을 찾아간다. 지난 8년간 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다. 그곳에는 치매에 걸린 100세 노모가 있다. 발병 4년째 되던 지난 2009년, 92세의 어머니를 결국 요양원으로 모셨다. 병세가 깊어져 더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영상은 어머니의 일생을 회상하고, 그 사랑과 희생에 감사하며, 그런 과정을 통해 형제 누이가 우애를 더해 간다는 내용으로 20분간 이어진다.

어머니의 일생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였다. 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던 중 2015년 2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매달 마련하는 시청자교양아카데미의 강연포스터를 보게 됐다. 그 달의 강연자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제작한 진모영 감독. 주제가 '다큐멘터리영화의 이해'였다. 그날 이후 센터가 제공하는 기획과 구성, 동영상 제작, 영상 편집, 다큐멘터리 제작 등 상설미디어교육 강의를 하나하나 듣기 시작했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도 다큐멘터리 제작 과목의 수료작이다. 수상 한 달 뒤인 지난 14일, 센터에서 열린 '시청자의 날' 행사에 그를 초대해 다시 작품을 보고 소감을 들었다. 행사장은 이내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이 작품은 마침 다음날 KBS 1TV '열린채널'을 통해 방송돼 전국의 시청자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고△△ 씨는 이제 막 40대에 들어섰다. 초롱초롱한 눈빛의 딸을 가진 아빠다. "공돌이 대학생이 몇 년 뒤 직장인이 되어서도 영상은 저에게 '너무 재미있는 것'이었지만, 현대를 사는 모두에게 그렇듯 취미에 그 이상을 바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던 그에게 늦은 사춘기가 찾아왔다. 새로운 일을 찾던 중 가족들과의 여행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영상을 본 이가 공모전 응모를 권유했다. "이런 저런 생각들과 고민들로 자존감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을 때 쯤 '인천에서 드론공모전 하는데 거기 출품해보세요'라는 댓글을 보게 되었고, 그때부터 제 영상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고, 용기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첫 주최한 '2016 드론 영상콘텐츠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올해도 여러 공모전에서 잇따라 입상했다. 지난 14일에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전국으로 확대 시행한 '2017 드론 영상콘텐츠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해 방송통신위원장상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은 수상이었다. 며칠 뒤 그가 센터장과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왔다.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덕분에 암울했던 시기에 용기 얻어 공모전에 도전할 수 있었고, 공모전을 통해 스스로 많이 배우고, 성장한 2017년 한해가 된 거 같아 다시 한 번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마침 대상을 받았던 그 주에 다른 공모전에서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는 사실도 메일을 통해서 알게 됐다.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보람이 컸던 한 해였다. '전 국민 생애맞춤형 미디어교육'의 현장인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운영하는 즐거움을 만끽했던 한 해였다. 특히 두 분의 수상자 덕분에 기분 좋게 한 해를 마감한다. 이제 내년부터는 인천광역시와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시작한다. 초대 센터장으로 부임한 이후 줄곧 그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터다. 기대하시라,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시즌2!

/이충환 인천 시청자미디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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