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가 및 지방정부의 장애인식개선 사업은 충분한가

김기호

발행일 2017-12-29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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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호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장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수원 민자 역사 내 음식점 'b'에서 벌어진 일이다. 전동휠체어 이용자인 뇌병변 장애 4급 김모 군은 친구와 함께 b음식점에 들렀다 백주대낮에 언어테러를 당했다. 매니저로부터 "장애인 개새끼를 왜 들였냐"라는 말을 들은 것. 예상치 못한 언어폭력에 당황한 김모 군은 친구와 함께 식당을 나왔고 장애인단체에 신고해서 점주로부터 사과까지 받게 되었지만, 이 적나라한 장애인차별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되기에 충분했다. 5년 전이나 10년 전 이야기가 아니다. 2017년 10월에 있었던 일이다.

양성평등이 완전히 실현된 것처럼 역차별을 이야기 하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사회안전망이 열악하여 청년과 노인 등 보편적 복지수혜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전통적'사회약자인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인식이 '정체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 비단 오해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국가나 지방정부마저 장애인이 가져야 할 권리를 과한 것으로 생각하고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 무장애 공간 형성에 필요한 비용을 재정 효율적 측면으로만 접근할 때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은 정체되고 시민들은 암호화된 패턴대로 "장애인 개새끼"를 면전에서 뇌까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15년 12월 장애인복지법은 제25조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영유아보육법'에 따른 어린이집, '유아교육법','초중등교육법','고등교육법'에 따른 각급 학교의 장,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교육기관 및 공공단체의 장은 소속 직원·학생을 대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이 추가, 개정되었다.

사회 전반의 장애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공공에서 일반 시민의 영역, 특히 어린 학생들에서부터 관련 교육을 통해 각 사회전반에 뿌리 깊은 '사회약자 차별 및 혐오 현상'을 줄여보고자 하는 계획이다. 늦었지만 좋은 법 개정이다. 이를 통해 장애인 등 타자와의 차이와 다름에 대한 관용이 생기면 학생들 인성 또한 전반적으로 나아질 거란 기대도 해 본다.

완전한 장애인식개선을 향한 길은 생각보다 멀고도 험하다. 교육 한 두 번으로 인간의 심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도 편견이다. 곰처럼 지속적이고 절실한, 여우같이 치밀하고도 전략적인 전술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으면 장애인 입지가 지금보다 나아지기는 어렵다. 발달장애인이나 중증 뇌병변 장애인처럼, 더 많은 사회참여 기회와 가능성을 가져야 하는 장애유형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 및 지방정부, 기초자치단체, 그리고 개별 장애인복지관, 단체 등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모하여 인식개선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금의 이 사업들로 충분하다고 한다. 더 나은 발상과 시도를 중복이라고 우려한다.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충분한가. 경기도 1천300만명의 도민이 살고 있는데 이들이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장애인식개선 사업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까.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 현재 우리는, 보다 더 많은 양의 사업을 투자를 해야 할 때이다. 백주대낮에 언어테러를 당하는 장애인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현재, 30대 젊은 식당 종사자 자신이 내뱉은 말의 폭력적 암시로 인해 자기 인권마저 침해하여 스스로 인간차별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이 때, 충분하다는 말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대해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 한다.

/김기호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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