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영화 돌아보기]사회적 문제, 전면에 서거나… 잔잔한 울림, 입소문 타거나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7-12-28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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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민주화운동 배경 '택시운전사'
역사적 비극 시민들에 다시 각인
일제 강제노역 만행 알린 '군함도'
연출방식·역사왜곡 논란 빚기도

마동석·윤계상 내세운 '범죄도시'
나문희 열연 빛난 '아이 캔 스피크'
평단·관객 호응 얻으며 장기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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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채로운 한국영화가 관객과 울고 웃으며 한 해의 고락을 함께 했다. 특히 대통령 탄핵 사건과 조기 대선 등 정치·사회적으로 격변을 겪었던 만큼 역사·사회 문제를 전면에 다룬 영화들이 쏟아졌다. 또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비교적 적은 예산이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기력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은 영화들이 깜짝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역사·사회 문제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

영화, 드라마, 예능, 그리고 뉴스까지 올해 최고의 장면을 꼽으라면 상당수 국민은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판결문을 읽는 그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추위를 뚫고 촛불을 손에 든 채 대통령이 탄핵된 초유의 사태와 조기 대통령 선거를 해낸 국민의 놀라운 경험은 올해 영화계에 미친 영향이 상당했다.

그동안 다루기 주저했던 현대사의 문제를 스크린에 끄집어냈고, 아예 민감한 문제를 주제 삼아 이야기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올해 유일하게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택시운전사'다.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들이 많았지만, 올해 택시운전사가 관객에게 전한 울림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광주가 아닌, 외지인의 눈으로 5·18을 바라보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제작된 5·18 영화들이 피해자의 입장을 강조해 '신파'에 집중했다면, 택시운전사는 서울과 독일에서 온 외지인 목격자가 주인공이 돼 비극적 역사에 객관성을 부여했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을 몰랐거나, 알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관객들이 객관적 입장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접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역사 문제를 전면에 건드렸지만, 논란을 빚은 영화도 있다.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 초대형 배우들이 뭉쳐 화제가 된 '군함도'다. 일본의 만행 중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군함도'를 내세워 올 여름 관객이 꼽은 최고의 기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막상 뚜껑을 열자, 관객의 기대와 다른 영화의 방향과 역사 왜곡 문제 등이 거론되며 네티즌의 거센 비난을 받았고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반기에도 역사와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계속됐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아이 캔 스피크'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을 다룬 '1987' 등이 개봉되며 지난 몇 년 간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데 소극적이었던 영화계가 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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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 제대로 탄 영화들

올해는 이른바 '입소문'을 타며 잔잔하고 꾸준하게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범죄도시'가 그 선봉에 서 있다. 마동석과 윤계상이 각각 형사와 범죄자로 만나는 이상한(?) 조합의 이 영화는 관객들이 직접 '재미'를 보장하며 입소문을 냈고 영화가 장기 상영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680만 여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한국영화 흥행 순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하반기 대작으로 손꼽히는 남한산성과 킹스맨 : 골든써클 등 대작과 맞붙어 이룬 성과라 더욱 눈부시다.

마동석만 할 수 있는 코미디 액션 연기와 윤계상의 완벽한 악역 연기, 실감 나는 조연들의 연기가 유행어까지 남기며 흥행을 견인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나문희, 이제훈 주연의 '아이 캔 스피크'는 울림이 큰 영화로 입소문 나며 깜짝 흥행을 이어갔다. 올해 76세인 나문희의 연기는 영화 흥행의 일등공신. 이 영화로 나문희는 데뷔 이후 첫 여우주연상(청룡영화제)을 비롯해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등 수상을 이어가며 관객과 평단의 호응을 동시에 얻었다.

이밖에 강하늘, 박서준 주연의 '청년경찰'은 범죄 묘사가 잔혹하고 여성이 피해자로 잔인하게 노출되는 등의 비판을 받았지만 에너지 넘치는 두 배우의 조합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으로 의외의 성공을 얻어 한국영화 흥행순위 5위에 랭크됐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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