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문화거점을 꿈꾸다·(10)끝·운영자들 좌담회]동네책방 '소중한 마을 자산' 민·관 함께 지켜야

인천 동네책방 좌담회
지난 27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독립서점 '북극서점'에서 인천지역 서점 운영자들이 좌담회를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순사장 "문화·사회적 기능 공공영역에서 지켜가야"
홍지연씨 "무관심속 방치땐 또 언제 사라질지 불안감"
청산별곡 "주인·당국·시민들 가치향상 위해 노력해야"
강서경씨 "고령 운영자에 도움주는 다양한 기획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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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전 인천 부평구에 있는 독립서점 북극서점에서는 인천 지역 서점 운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좌담회가 열렸다.

이날 인천의 동네 책방 주인들은 서점은 더없이 소중한 마을 자산으로 민·관이 함께 지켜가야 하며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좌담회에는 인천 지역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4명의 책방 주인이 참석했다.



인천 동구 배다리에 있는 동네책방 '나비 날다'의 운영자 청산별곡(가명), 계양구에 있는 '동네책방 산책' 운영자 홍지연씨, 북극서점 운영자 순사장, 연수구에 있는 종합서점인 세종문고를 운영하는 강서경씨 등 4명이다.

이들 서점 운영자들이 서점을 민·관이 함께 지켜야 한다고 말한 이유는 이랬다.

동네 서점은 책과 독자를 맺어주는 독서 생태계의 중요한 실핏줄 역할을 함과 동시에, 마을의 작은 문화거점이자 소통의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홍씨는 "긍정적인 역할이 많은 동네 서점이 십 수년간 거의 사라져, 이제는 보기 드문 신기한 장소가 되다 보니, 최근 들어 사람들이 서점에 관심을 갖고, 책방도 하나 둘 생기고 있다"며 "하지만 동네 서점이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사라졌던 이유가 해소되지 않은 채 내버려 둔다면 또 언제 다시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문을 연 동네책방은 사실상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 애초부터 경제적 이익 보다는 서점 운영자들의 선의를 바탕으로 하는 노력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다리의 '나비날다'의 경우도 돈을 벌기보다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놀이터나 쉼터, 문화공간으로 시작됐고, 무인서점 등을 거쳐 지금과 같은 서점의 모습이 됐다. 북극서점은 독립출판 창작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동네책방 산책'은 책을 사려면 지하철, 버스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먼 길을 가야 하는 불편한 현실을 바꿔 보고자 마을에 문을 연 서점이다.

순사장은 "책방이 책을 팔아서 운영돼야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하지만 서점들이 문화적·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는 것도 분명한 만큼, 책방을 공공재로 보고 공공의 영역에서 이를 지켜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새롭게 생긴 동네서점들 뿐 아니라 지역에서 터를 잡고 버텨온 기존 종합서점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세종문고 운영자 강서경씨는 "최근 들어 서점에서 저자 사인회나, 북 콘서트가 열리고 책과 독자를 연결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많아지고 있는데, 지역에 생존한 종합서점들의 운영자들이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이어서 정보도 어둡고, 기획력이 필요한 행사를 소화하기도 힘든 실정"이라며 "기존 서점이 도태돼 사라지도록 내버려 두기에 서점은 너무 소중한 자산이다. 고령화한 기존 서점 운영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공공의 영역에서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시부모에게 서점을 물려받아 2대째 운영 중이다.

청산별곡은 "다른 지자체를 보면 서점을 마을의 자산으로 인식하고 그 가치를 키워가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며 "서점 주인들과 예산을 운영하는 정책당국, 그리고 일반 시민들도 서점을 지켜가기 위해 모두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이 기사는 경인일보와 인천문화재단이 협력해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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