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면 문학평론가·수원문화재단 시민문화팀장 |
막상 발문(跋文)을 쓰노라니 오만가지 생각이 일었다 사라진다. 무엇이 됐든 마무리는 항상 중요하다.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를 특히 잘해야 한다.
'장르문학 산책'을 시작하며 염두에 둔 원칙들이 있었다. 간결하게 쓴다, 대중적이되 유의미한 작품과 현상을 다룬다, 장르문학을 인문학의 맥락에서 살펴본다 등이다.
연재는 정리와 재해석에 중점을 두었다. 인하대학에서 십수년 동안 강의해왔던 '대중문학의 이해'를 토대로 하되, 예전에 발표한 평론과 논문 그리고 다른 주요 성과들을 널리 살펴보려했다.
장르문학은 오랫동안 담론의 '밖'에 있었다. 한순간도 독자들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건만 그는 문학의 외부로, 비평담론의 타자로 방치되어 왔던 것이다. 독자들은 열광하고 담론은 침묵하는 기이한 분열을 당연하게 여겼고,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았다.
'장르문학 산책'은 이에 대한 물음이며 답변을 찾아들어가는 '안'으로의 여행이었다.
읽고 또 읽어봐도 늘 그게 그거인 부지기수의 작품들을 쏟아내도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한 채 담론의 밖에서 떠돌던 하위장르들에게도 언어를 주고, 그것들이 지닌 인문학적 가치들을 발굴하고자 했다. 의도는 그러했으나 요령부득이었음에 대해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
언론매체에서 2년이 넘은 긴 시간 동안 매주 지면을 할애하여 장르문학을 본격적으로 다룬 사례는 내가 아는 한 대한민국, 아니 세계의 어느 매체에서도 시도된 바 없다.
아마도 경인일보가 유일무이한, 최초의 사례일 것이다. 귀한 지면을 허락해주신 경인일보사와 그동안 '장르문학 산책'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조성면 문학평론가·수원문화재단 시민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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