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를 맞이하며

최지혜

발행일 2018-01-0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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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다
언제나 마음가짐은 어렵지만
수첩 첫 페이지에 적어두고
내 마음을 재다짐 하는 것
올해도 매 순간 처음처럼 맞자


증명사진최지혜2
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7년이 지나갔다.

가만히 되돌아보면 지난해 우리 사회에 있었던 큰 사건으로는 광화문 사거리 일대가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로 밝혀졌었고, 시민의 힘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퇴진했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되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그 후 바다 밑에서 절대 올라올 수 없을 듯이 갇혀있던 세월호도 뭍으로 쑥 올라왔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1980년 5월 18일에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며 같은 날 태어난 한 여성이 아버지를 그리며 축사를 읊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고 함께 울었다.

문화계를 보자면 '방탄소년단'을 빼놓을 수 없다. 2017년 5월에 미국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rd Music Awards)'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하면서 승승장구 세계무대를 휩쓸고 있다. 이렇게 큰 사건들 외에도 우리들 각자 각자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일들로 아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으리라.

그렇게 2017년은 가고 무술년(戊戌年) 새 해 첫 달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육십간지의 35번째 해인 무술년으로 무(戊)는 황이고 술(戌)은 개를 상징하므로 황금개띠의 해이다.

새 해를 시작하며 그림책 '문을 열어! (황동진 글.그림/낮은산)'를 펼쳐들었다. 다양한 문(門)들이 말을 건넨다. 오래된 문, 새로 갓 만든 문, 커다란 문, 작은 문, 열려 있는 문, 닫혀 있는 문, 조금 열려 있어 꼭 들어가 보고 싶은 문, 녹 슬어서 무섭게 닫혀 있는 문…. 어제와 다를 것 없이 똑같이 반복되는 날들 같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마치 새로운 문을 열고 들어서듯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 같다. 낯선 문 앞에 서서 지금은 알 수 없는 문 뒤에 있을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지만 용기를 내어 문을 열고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것과 같다.

'우리는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밖으로 나갈 수도 있어. 문은 안과 밖을 나누기도 하고 이어주기도 하는 거지. 문밖 세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이야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구절을 가만히 읽어보면서 기대와 설렘으로 시작의 문 앞에 서 있다.

새 달력을 걸고 새 수첩도 마련하고 새해에는 어떻게 지낼까 곰곰이 생각하면서 새 다짐을 해본다. 새 수첩에 주소록을 정리할 때 이제는 이 세상에 없어서 적을 수 없는 사람들이 우리를 슬프게 하기도 한다. 수첩을 새로 바꾸면서 매년 내 수첩의 첫 장에 적는 글귀가 있다. 신영복선생의 '처음처럼'의 글귀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 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언제나 처음 같은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래서 수첩 첫 페이지에 적어두고 흔들리는 내 마음을 재다짐 하는 것이다. 올 한해는 매 순간을 설렘으로 늘 처음 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맞이하자.

/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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